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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코트라 '무역 50주년' 행사에 이례적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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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오너들 잘 오지 않는 그자리...그가 불쑥 나타났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임철영 기자]지난 13일 오후 서울 염곡동 코트라(KOTRA) 본사. 다음 날로 예정된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준비로 분주하던 사무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상대방은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비서실. '정몽구 회장이 행사에 참석한다'는 내용의 전갈이었다.

코트라는 이미 재계 총수들을 대상으로 초청장을 보내기는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의 참석 의사 표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정 회장 참석 소식은 즉각 오영호 코트라 사장에게 보고됐다. 정 회장은 대기업 오너 총수 중 유일한 참석자가 됐다.
오 사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코트라의 주요 고객은 중소기업”이라면서 “대기업 총수가 참석하겠다는 연락이 와서 내심 놀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다음 날인 14일 코트라를 방문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웃이 잔치를 치른다고 해서 참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사옥과 코트라 사무실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이라는 목적을 내세웠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을 꾸준히 지원해 온 코트라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 무역 역사가 50년이 됐는데 코트라가 큰 역할을 했다”면서 “코트라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겠다”는 말로 창립기념일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이어 가진 오 사장과의 짧은 미팅에서 자동차 부품 수출 확대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정 회장 본인이 무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황인 점도 코트라 방문 배경으로 작용했다.

정 회장의 소위 '수출보국' 행보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현대정공 대표에 취임한 이후 수출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회사를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출기업으로 키웠다.

1998년 기아차 회장에 올라 임직원을 대상으로 꺼낸 첫마디 역시 수출이었다. 그는 “내수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를 포함한 기아차 수출 규모는 이후 10년 만에 100만대 가까이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수준인 200만대를 돌파했다.

정 회장의 수출보국 행보는 거의 실패한 사례가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품질을 핵심으로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는 단숨에 미국 완성차 브랜드 중 빅5에 진입했고, 중남미 시장에서는 누적 수출 100만대 수출 달성 이후 5년 만에 누적 수출 200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의 최근 관심사는 유럽이다. 유명 완성차 브랜드가 즐비한 시장이지만 빅3 시장 중 한 곳인 유럽에 안착하지 못한다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올 들어 제네바모터쇼 등 유럽 방문길에 올라 회의를 주재하고 주요국 딜러들과의 만찬을 통해 판매를 독려했다.

이번 코트라 방문에서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 및 코트라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 사장과의 환담에서 “FTA 발효에 따라 무역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자동차 부품 수출이 무엇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부품 경쟁력이 결국 완성차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유럽연합(EU) FTA 발효로 다음 달 1일부터 관세가 인하되면서 자동차 가격이 평균 1.5%가량 인하되지만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부품 수출이 완성차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완성차보다 무역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품산업을 강화해 수출을 늘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완성차는 단계별로 관세가 없어지지만 자동차 부품 관세의 경우 발효 즉시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현대·기아차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판로 확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은 협력사들이 생산하는 만큼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측면에서도 유리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서도 현대차그룹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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