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풍 대신 남동풍에 쓸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매년 봄철 우리나라를 뿌옇게 뒤덮었던 황사가 올해에는 자취를 감췄다. 올해 황사일수는 0.3일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5.1일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황사 발생이 줄었다. 올 봄 황사는 어디로 갔을까?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황사는 중국의 고비사막이 발원지다. 건조한 고비사막의 모래 폭풍이 차가운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상륙한 것이다. 지난 수 십년간 진행된 중국의 사막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봄철 황사는 해마다 찾아오는 단골손님과 같았다. 지난 5년간 1~4월 나타난 서울 지역 황사는 2008년 6일, 2009년 4일, 2010년 6일, 지난해 3일 등 꾸준히 관측됐다.

올해 중국 황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중국은 사막화와 황사 등 주변국에 영향을 주는 환경 문제에 예민한 만큼 정확한 통계를 산출하지 않지만 중국의 황사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의 황사 발생횟수를 정량화하기 어렵지만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기환경모델링센터의 박순웅 박사는 "현지 관측 자료를 보면 중국에선 여전히 수시로 황사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봄 국내 황사일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기상조건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대체로 봄철 한반도는 차가운 북서기류의 영향을 받지만 올해에는 따뜻한 남서기류가 불어온 탓이다. 황사는 건조한 토양과 미세먼지를 띄울 수 있는 바람을 만났을 때 발생하는데, 올해 중국 고비사막에서 만들어진 황사는 평소 불던 북서풍 아닌 남동풍에 쓸려 북서 방향으로 불어나간 것이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황사가 크게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베이징 황사가 줄어든 이유가 나무 심기 등 녹지화 사업에 따른 사막화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올해 중국 국가임업국 통계를 보면 중국은 최근 20년간 숲의 면적이 61만㎢ 늘었다. 사막화 역시 눈에 띄게 속도가 줄었다. 1990년대 한해 동안 3436㎢씩 사막화가 됐지만, 지난해 1717㎢ 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중국 사막화 속도가 느려졌지만 여전히 사막화는 진행중이다. 국내에 가장 직접적인 황사 피해를 입히는 중국 내몽고 지방에 있는 쿠부치 사막의 경우 1950년대부터 급격하게 사막화가 진행돼 지금은 제주도의 10배에 달하는 면적이 모래로 뒤덮였다. 곽상수 한중사막화방지생명공학공동센터는 "매년 중국에선 서울의 4배 이상의 면적이 사막화되고 있다"며 "속도가 둔화되고 있지만 누적 면적으로 볼 때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사막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가축 방목과 무분별한 골재 채취 등 인간의 손길에 의해 비롯된 인재인 만큼 중국 정부가 사막 인근에 터전을 잡은 가난한 농민들을 구제하지 않는다면 사막화 역시 멈출 수 없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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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조영주·양낙규 차장.지연진·조슬기나·최대열·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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