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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가 결국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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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유로화의 미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달 17일 그리스가 2차 총선을 마치고 유로존을 떠나는 것을 시작으로 스페인발 은행 위기의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 등 유로화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상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와 포트투갈이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을 계기로 올해 안에 유로존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대담하게도 유로화가 사라지는 것은 "그렇게 큰 일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월가의 많은 전문가들도 유로존의 붕괴 가능성을 이전보다 높게 보고 있다. 독일 국민의 절반 가량은 유로화가 독일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7일(현지시간) 유로화가 계속 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 4가지를 들면서 유로화의 붕괴 가능성을 반박했다.

다음은 그 4가지 이유다.

첫째 유로화의 붕괴가 너무 고통스럽다.
독일은 거의 유로존 국가들이 계속해서 통화 동맹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유로존 국가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고부채 국가들이 유로존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만 찔끔찔금 지원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독일의 정책이 위기를 완화시키기보다는 심화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독일이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현재의 위기를 심각하게 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독일 경제가 여전히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위기가 심각해지는데도 불구하고 독일의 실업률은 20년만의 최저치로 내려갔으며, 더욱 내려갈 기세다 .

하지만 독일 경제가 괜찮다고 해서 독일이 유로존을 나몰라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지 소로스가 언급했듯 유로존이 독일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독일이 유로존을 필요로 한기 때문이다. 독일은 그동안 유로존 덕택에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고, 그 덕에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게다가 고부채 국가들은 대부분 독일 금융기관에 대한 의존도도 높기 때문에, 자칫 이들 국가가 디폴트라도 선언하면 독일도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조지 소로스는 “유로존의 해체는 주변부 국가는 물론 독일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에 유로존은 어떻게든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유로존 유권자들은 위험 회피 성향을 갖고 있다.

상당수의 유로존 국가들의 유권자들은 부유하고, 고령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위험이 발생하면 이를 회피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유권자들은 유로존 탈퇴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기보다는 긴축의 고통을 감내할 것이라는 것이 포천의 주장이다. 패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제이콥 펑크 키르케가르드 “2009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이러한 투표 성향이 보여졌다”면서 “유일한 예외는 그리스의 지난달 6일 선거인데 이 역시도 정치적 정당성의 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포천은 그리스 유권자들 역시 앞날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17일 총선에서 구제 금융 정당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로스는 “그리스 유권자들이 충분히 유로존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구제금융을 수용했던 정당들들을 근소하기는 하지만 다수당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어떠한 정부도 올해 가을로 예정된 강도 높은 긴축정책은 이행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이 보다 많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구제금융의 조건을 두고서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셋째, 유로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유로화는 맨 처음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통일 이후 어려움에 빠졌던 독일에게 수출 경쟁력을 가져다줬고, 다른 유럽 국가들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빌려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물론 이러한 유로화의 성공은 오늘날의 위기로 이어지긴 했다. 하지만 유로가 새로운 형태로 진화할 경우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키르케가르드는 유로존의 문제에 대해 “통화동맹을 만든 뒤 정치적 동맹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당수의 정치학자들은 유럽연합(EU)가 새로운 조직으로 진화할 경우 유로존인 계속해서 존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잇다.

넷째, 유럽 중앙은행은 위기를 해결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위기의 와중에도 유럽중앙은행(ECB)는 최후의 대부자 역할을 해왔다. ECB는 신용 경색이 발생하면 화폐를 찍어서 대처했으며, 부채 위기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 ECB는 일반 은행들에 자금을 공급하고 수백억 유로에 달하는 국채들을 구매해왔다. 기르케가르드는 “ECB는 독일 정부의 어떠한 항의도 받지 않고서도 5000억유로의 스페인 정부 채권을 사들일 수 있다”면서 “ECB는 필요하다면 시간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위기가 닥쳐도 ECB가 대처하면 어떻게든 위기를 넘길 수 있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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