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최근 실적 비교해보니…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조선보다 철강이 더 어렵다."(정준양 포스코 회장) "배부른 소리다."(조선업계 고위 관계자)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조선과 철강업계가 불황을 놓고 때아닌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단초는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수장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발언이다.
그렇다면 대형 조선사보다 철강사가 더 어렵다는 정 회장의 발언은 사실일까. 수치만 놓고 보면 맞는 얘기다.
최근 발표된 조선과 철강 빅3의 실적을 살펴보면 조선이 철강보다 양호했다. 올 1ㆍ4분기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7.2%였다. 이에 비해 포스코ㆍ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철강 빅3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2%에 그쳤다. 지난해와 2010년 수치를 비교해 봐도 조선이 8.4%, 12.9%로 철강보다 각각 0.9%포인트, 2.5%포인트 높았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이 맞는 말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가 거부감을 느낀 이유는 정 회장이 다름 아닌 '포스코'의 최고경영자(CEO)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10년까지만 해도 거의 매년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왔다. 제조업체에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포스코의 성과가 단순히 뛰어난 경영능력 때문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 군사정권 시절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당시 포항제철)는 국민의 세금이 대거 투입돼 현재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지금은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조선사들은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게 쉽지 않은데 포스코는 항상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오다 최근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일 뿐"이라며 "그간 정부의 비호 아래 포스코가 과도한 이익을 누려온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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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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