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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법 私금융과의 전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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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부가 한 달 넘게 벌여 온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 결과를 어제 발표했다. 하루 평균 600여건, 총 2만9400여건이나 되는 상담 또는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경찰과 검찰, 금융감독 당국이 함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불법 사금융 관련 가해자 5400여명을 검거해 166명을 구속시켰고, 악덕 사채업자 750여명에 대해 국세청을 통해 탈루 세금 2400억여원을 추징했다고 한다. 오랜만에 정부가 국민 대다수의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을 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저변에 깔린 불법 사금융 전부에 비하면 이번 단속 결과는 미미한 일부를 적발한 것에 지나지 않음을 정부 스스로도 알 것이다. 구속자 수도, 세금추징액도 정부가 행정력을 총동원해 단속한 결과치고는 미미하다. 법률 상담과 서민금융 알선 등을 통해 정부가 지원한 건수도 총 신고 건수의 0.5%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한 달 보름 사이에 그 정도의 실적이라도 올린 것은 그동안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할 데가 없었던 국민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개한 극소수의 피해 사례만 봐도 불법 사금융이 얼마나 끔찍한 인륜 파괴 행위의 원인이 되는지 알 수 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여성을 성매매 업소에 소개하거나 팔아넘기는 것은 다반사이고, 연리로 수백%에 이르는 살인적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채무자에게 온갖 협박과 폭행을 가하기도 한다. 정부가 차마 공개하지 못한 사례 가운데는 이보다 더 끔찍하고 잔인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하면 1파운드의 생살을 베어내겠다고 채무자를 겁박한 셰익스피어 희곡의 주인공 샤일록과 같은 자가 우리 사회에 넘쳐난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셈이다.

정부가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센터 운영을 상설화하고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피해자의 자기 구제를 위한 소송을 돕기로 한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왕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으니 적어도 악질적인 고리사채 업자의 패륜적 불법 행위만큼은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더 나아가 정부가 올해 중 신설하고자 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이 전문 인력을 갖추고 효과적으로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국회가 관련 입법에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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