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이민으로 사회구조 파괴 및 세금인하 경쟁 우려 커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슈퍼부자들이 조국을 버리고 이민가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각국의 정부 통계나 이민 전문가들의 자료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백만장자 또는 억만장자급 부자들의 이민이 전례없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와 미국의 부자들은 높은 세율을 피하기 위해서 이민길에 나서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의 부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고국을 등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유층의 해외이민을 전문으로 하는 데이비드 레스퍼런스 변호사는 “경제위기와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며 부자들은 더 나은 재정환경에 있는 국가에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과거 부자들은 재미나 이국적인 것을 기대하고 이민을 떠났다면 최근에는 현실적 필요로 이민길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시민권을 포기한 미국 부유층은 2009년의 두 배인 1700명에 달했다. 이중에는 페이스북의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억만장자인 에두아르도 세브린도 포함되어 있다. 해외로 이민을 떠난 미국 부유층이 올해 1분기에만 460명에 달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프랑스 부유층은 스위스나 영국, 싱가포르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신임 프랑스 대통령이 1년 소득이 100만유로(14억6800만원)를 초과하는 부유층의 경우 75%의 세율 적용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에서도 이유는 다르지만 부유층의 이민이 크게 늘고 있다. 러시아, 중국, 브라질의 부유층은 자신들의 가족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해줄 나라를 물색하고 있다. 경제 성장 둔화, 정치적 불확실성, 경제의 취약성 등으로 인해 신흥국의 부자들은 미국이나 영국으로 이민을 고려하게 된 것이다.


영국의 수도 런던의 경우 꽤 많은 러시아 이민자들이 살게 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런던그라드’라고 부르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인물로 영국 프리미엄리그의 명문구단 첼시의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있는데, 런던에는 아르바로비치와 같은 억만장자가 10여명가량 있다. 이 외에도 러시아계 백만장자급 부자들 1000명 넘게가 런던을 자신들의 고향이라고 부르고 있다.


러시아 부호들이 영국으로 이민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영국의 안정성과 세련된 문화를 든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 이후 러시아 부자들은 러시아의 정치적 안정성과 자신들의 재산에 더욱 민감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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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의 부호들은 미국으로의 대거 이민을 떠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2000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투자 비자’를 통해 미국 땅을 밟았다. 이는 2010년에 두 배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50만달러 또는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경우 미국 영구 거주 비자를 제공하고 있는데 중국인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슈퍼 부자들의 해외이민은 이제 시작단계라는 점에서 앞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경제학자 및 사회학자들은 부자들이 더 이상 지역사회나 기업 등에 구속받지 않게 되기 때문에 국가와 사회 공동체의 구조를 파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이민 급증으로 인해 각국이 경쟁적으로 세금을 인하하는 일들도 가능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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