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훈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중급유 훈련이다. 이 훈련을 통해 우리공군은 12명의 공중급유 자격을 보유한 조종사를 보유하게 됐다.
공중급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접비행'이다. 두 대의 비행기가 수m 거리까지 다가가 몇 분 이상을 바짝 붙어 날아가야 한다. 조그만 실수도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능한 전투기 조종사라도 관련 자격증이 없으면 공중급유 작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공중급유 자격증을 보유한 조종사를 양성해도 정작 공중급유기는 없다. 자동차면허증이 있지만 탈 수 있는 자동차가 없는 셈이다.
이어도와 독도를 놓고 봐도 공중급유기는 필요하다. 한국의 주력 전투기 4종의 이어도와 독도 작전가능시간은 허무할 정도다.
F-5는 이어도와 독도에서의 작전이 아예 불가능하며 F-4는 독도에서 3분 20초, 이어도에서 1분 20초만 작전이 가능하다. 또 KF-16도 독도에서 32분, 이어도에서 23분 작전이 가능하다. 최신예 전투기도 별 수 없다. F-15K는 독도에서 80분, 이어도에서 64분 작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독도를 넘보는 일본 항공자위대는 다르다. 2003년 주일 미군과 본토 영공에서 첫 공중급유훈련을 실시하고 공중급유기 4대 도입을 곧바로 결정해 배치했다. 독도상공에서 24시간 작전이 가능해졌다.
한국의 공중급유기 도입 사업은 18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군 당국은 1994년부터 추진한 공중급유기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계속 늦춰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국방개혁 2020'에 따라 2015년까지 도입하려던 계획도 현 정부 들어 다시 연기됐다.
군당국은 올해 차세대전투기(FX)사업 등 규모가 큰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추가예산 확보에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군관계자는 "대선에 따라 좌우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안보는 정권과 관련이 없다. 또 안보없이는 정권도 없다. 19대 국회 국방위는 6월경 문을 열 예정이다. 군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배지를 단 예비역 장성들이 자리를 많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대해본다. 얼마나 안보를 중요시 여기는지….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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