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가 영입..당권파 역적으로
12일 정당사상 초유로 중앙위원회라는 공식기구의 회의장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한지 이틀만이다. 박씨는 12일 폭력사태 현장에서 조준호(43) 공동대표의 멱살을 잡고 폭력을 휘두르다 사진에 찍혔고 현장에서 소식을 전하고 있던 기자들과도 몸싸움을 벌이려한 인물이다.조준호 공동대표가 지금은 당권파와 그 지지세력에는 역적으로 몰렸다. 하지만 당권파의 이정희 공동대표가 삼고초려해 영입한 인물이다.
민주노총은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민주노동당의 핵심세력이었다. 민노당 출신 이정희 공동대표로서는 민주노총이 민주통합당이나 진보신당을 밀지 말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조 공동대표는 민주노총 위원장, 기아차노조 지도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전국민중연대 조직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자신이 연루된 서울 관악을 여론조사 조작의혹 사건, 경기 성남 중원 윤원석 후보가 성추행으로 사퇴한 사건, 청년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 제기 등이 연이어 터지자 조준호 공동대표에게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찬반논란은 불가피했다. 독이든 잔이었다. 조 대표는 이에 전권을 달라고 했고 이정희 공동대표가 이를 받아들였다.
폭력사태의 배후자로 지목된 이정희 공동대표에 이어 조준호 공동대표가 14일 전자투표 의결에 따라 대표직을 사퇴했다. 조 공동대표는 목에 보호대를 한 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이 당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말아달라"며 "어려울 때 이 어려움을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15일 MBC라디오에 출연 "현재의 통합진보당을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이 당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당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전면적인 개입을 통해 당 혁신의 주체로 설 것인가에 대해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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