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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빚더미 7등급.. 불법사금융行 우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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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신용카드 등 이들이 주로 자금을 융통하던 길이 점차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불법사금융행을 막는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11일 금융당국 및 대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100억원 이상의 대형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이용자의 65.6%가 7등급 이하의 저신용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4조534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해 6월말 대비 약 8500억원, 13.6%p 급증한 규모다.
그러나 대부업계는 향후 등록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7등급 이하 저신용층에 대한 대출을 단계적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최고금리가 39%로 인하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데다가 최근 경기둔화로 연체율이 높아져 역마진 위험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등록 대부업체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10년 6월 말 1만1423개에 달하던 대부업체 수는 지난해 말 기준 8762개로 23% 정도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들은 영업정지 문제로, 중소형 업체들은 수익성 문제로 휘청거리고 있다"면서 "보수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신용층이 대부업체와 더불어 주로 대출을 받는 저축은행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세 차례의 구조조정 때문에 잔뜩 움츠린 상태다. 일부 저축은행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후 마땅한 먹거리가 없는 상태에서 개인신용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6등급 이상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7등급 이하 대출에 적극적인 곳도 있으나 대부분 연 35% 이상의 고금리를 내야 해, 금리 부담이 만만찮다.
오는 8월부터 적용되는 신용카드 발급 제한도 7등급 이하가 대상이다. 그간 편법을 사용해 무분별하게 카드를 발급해주던 업계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은 저신용자의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 처럼 저신용층이 주로 자금을 융통하던 경로가 한꺼번에 막히면서 당국 역시 이들의 수요가 불법사금융으로 향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최근 "등록 대부업 성장세 둔화 등이 불법 사금융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서민금융 지원기관이나 제도권 금융에서 금융수요를 적극 흡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당국이 유도하는 서민금융 지원기관에서도 채무불이행자나 무직자, 소득이 없는 경우, 개인회생이나 파산신청자의 경우 도움을 줄 수 없다. 7등급 이하의 저신용층은 대부분 뚜렷한 직업이 없거나 있다 해도 수입이 일정치 않은 경우가 많아, 지원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경우는 서민금융 지원기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개인의 채무를 정부가 세금으로 대신 변제해 주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개인에 대한 문제는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라, 교육이나 복지 등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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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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