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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 없는 긴축' 거부한 유럽 유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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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치러진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에서는 모두 집권당이 패배했다. 이런 선거 결과는 유럽 경제에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 전체에도 작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다.

프랑스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의 패배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손잡고 주도해 온 유럽의 긴축 위주 신재정협약 체제를 프랑스 국민이 반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스의 현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신민주당과 사회당의 패배는 신재정협약 체제를 전제로 하여 그리스에 부과된 혹독한 구제금융 조건에 그리스 국민이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사회당 후보 프랑수아 올랑드가 사르코지를 누름으로써 17년 만에 좌파 대통령이 등장하게 됐다. 그리스에서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약진하여 사회당을 제침으로써 제1당 자리를 간신히 지킨 신민주당에 이은 제2당이 됐다. 두 나라의 정치 지형에 좌클릭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 결과다.

하지만 프랑스의 올랑드는 중도좌파 정당인 사회당 안에서 현실주의적 중도파로 분류되는 정치인이므로 급격한 좌편향 질주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리스는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데 이 일부터가 쉽지 않다. 선거 다음 날인 어제 신민주당이 연정 구성 실패를 선언함으로써 급진좌파연합이 연정 구성권을 넘겨받는 등 벌써부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두 나라의 선거 결과는 유권자가 좌파 정치이념을 적극적으로 선택한 것이기보다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정부의 정책에 반발한 것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재정위기에 대해 긴축과 구조조정 일변도로 대응해 온 경제정책 방향을 성장과 고용 쪽으로 틀라는 것이 선거 결과에서 확인된 유럽의 민심이다. 이에 호응해 올랑드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긴축이 반드시 우리의 운명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어제 메르켈 총리가 '신재정협약 재협상 불가' 입장을 밝히고 나선 것을 보면 올랑드의 계획이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긴축과 성장 간 절충과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달 중순부터 독ㆍ프 양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 결과는 우리나라의 경제와 연말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니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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