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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의 가짜 서울법대생이 이번엔 밀항선 타고....

최종수정 2012.05.07 06:32 기사입력 2012.05.0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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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30년전에 가짜 법대생 행세

[아시아경제 이의철 기자]회삿돈 200억원을 빼내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붙잡힌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30여년 전 가짜 서울대 법대생으로 활동했던 인물이었던 것으로 6일 드러났다.

김찬경 당시 가짜대학생은 심지어 서울대 법대 교수를 주례로 모시고 결혼식까지 했으며 당시 결혼식에는 서울대 재학생 상당수가 참석할 정도로 성대하게 치러졌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의 당시 행각은 주요 일간지 사회면에 실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금융위원회는 김찬경 회장의 미래저축은행을 부실 경영 등을 이유로 6일 영업정지시켰다.

김 회장은 1981년 가짜 서울대 법대생으로 행세하면서 결혼했다. 통상의 가짜 대학생이 학생증을 위조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으나, 김 회장은 당시 서울 법대의 강의를 듣고, 학회활동에 얼굴을 내밀었으며 심지어는 과대표까지 지냈다. 아무도 김 회장이 가짜 서울대생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회장의 사기 행각은 1983년 졸업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각됐다. 졸업앨범에서 졸업생의 본적 등을 기재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이 가짜 서울대생이라는 사실이 파악됐다.
김 회장은 당시 중졸 학력으로 군대에 갔다가 실제 서울법대 출신의 후임 사병을 만나 "나도 법대생인데 입학하자마자 입대했다"고 속여 친해진 뒤, 이 후임 사병을 통해 실제 법대생을 소개받았다.

김 회장은 가짜 서울대생 외에도 다양한 사기 행각을 벌였다. 김 회장은 가정교사 했던 집을 담보로 은행 융자를 받기도 했다. 가짜 서울대생이라는 신분이 들통난 1984년에도 김 회장은 서울대 법대에 다니는 것으로 속이고 가정교사를 했다. 김 회장은 과외비용과 대학 입시 지도 등을 명목으로 상당액의 금품을 빌려 갚지 않았다.

이랬던 그가 이번에는 중국 밀항을 추진하다 붙잡혀 또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저축은행 부실수사와 관련해 출국 금지된 이후인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으로의 밀항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청은 김 회장과 밀항을 주선한 이모씨(53) 등 5명을 지난 3일 오후 9시께 경기 화성 궁평항 선착장과 어선에서 밀항단속법 등의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김 회장은 가짜 대학생이 탄로난 이후에도 서울 법대 동기들과 연락을 끊지 않아, 지금도 김 회장과 연락하는 서울 법대출신 인사 들이 꽤 있다는 후문이다.

사업을 하던 김 회장은 채석장 사업에서 큰 돈을 벌기도 했으며 90년대 말 금융업에 손을 대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뒤, 미래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바꾼다. 이후 김 회장은 미래저축은행을 13년만에 자산 2조원 대 규모의 대형 저축은행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부실이 있었다. 금감원 검사 결과 부채가 자산을 무려 3177억원이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저축은행의 예금자만 8만8000여명이 넘고 5000만원 초과 예금을 미처 찾지 못한 사람도 2000명 가까이 된다.

30년전의 가짜 대학생이 또 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이의철 기자 char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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