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지구 세바퀴 돈 어 회장=어 회장은 국제금융학 박사이자 고려대학교 총장, 국제금융센터 소장 등을 거친 '국제금융통'이다. 이런 경력에 걸맞게 어 회장은 취임 후 해외 활동에 주력했다.
어 회장이 발로 뛴 결과는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첫 해외 출장 기간동안 외국인 지분은 약 1%포인트 상승해 56.33%까지 올랐으며, 올해 4월27일 기준으로는 65.10%까지 늘어났다.
투자자 미팅 뿐 아니라 해외 유명인사들과의 관계도 공고히 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MS) CEO 회의에 참석, 빌 게이츠 MS 창업자ㆍ스티브 발머 MS CEOㆍ폴 볼커 전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 등과 현안을 논의했으며 올 3월에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100 유럽'에 한국인 최초로 초청됐다. 부지런한 해외 행보 탓일까. 지난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아시아 CEO 서밋'에는 연사로도 초청됐다.
성과주의 문화도 정착시켰다. 조직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한 만큼 높은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해 주겠다는 것. 지난해 말 인수한 KB저축은행(옛 제일저축은행) 대표 인사에 이정호 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을 배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주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임원급을 행장으로 내려보내는 관행을 버리고 실무자격인 은행의 영업기획부장을 대표로 지정한 것이다.
조직문화가 바뀌니 분위기도 젊어졌다. 대학생 전용점포인 락스타(樂star)존, 스마트폰 전용 상품, 일반인 대상 랩경연대회 등 아이디어를 통한 금융상품과 마케팅 전략은 이제 KB금융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어떤 결실 맺을까?=취임 후 2년 가량의 시간을 조직 추스르기와 건전성 확보에 쏟은 만큼, 이제는 과실을 딸 때다. 특히 규모 키우기와 주가관리가 핵심이다. 어 회장은 KB금융 회장으로 내정돼 있을 때부터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관심을 내비쳤으며, 취임 후에도 비은행부문 강화를 내세우며 보험사 인수 등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굵직한 인수ㆍ합병(M&A)건이 있을 때마다 KB금융은 후보군에 올랐지만, 정작 어 회장이 취임한 후 인수한 것은 저축은행 뿐이다.
인수합병 등을 통한 성장이 있어야 주가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취임 당시 5만원 수준이던 KB금융의 주가는 2010년 말 6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 3만8000원대로 떨어진 수준이다. 동양증권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디스카운트 된 주가가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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