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비>, 감정 없는 정물화의 판타지
<사랑비> 11회 KBS2 월-화 밤 9시 55분
AD
하지만 잔인한 시간의 힘을 정지시키려는 <사랑비>의 의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의 로맨스가 현실감 없는 무중력의 판타지로 다가오게 하는 주원인이 된다. “처음 만난 날부터 내 풍경은 쭉 당신이었”다는 인하의 고백처럼 이들의 사랑은 그저 화폭에 고정된 예쁜 정물화 같다. 인하의 캔버스와 서준의 카메라는 사랑의 가변성을 영원에 붙드는 상징적 매개체지만, 동시에 의도적인 프레임 안에 갇혀 생기를 잃어버린 <사랑비> 로맨스의 근본적 한계를 드러내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제 준이 아버지의 첫사랑이 하나(윤아)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던 끝에 이별을 고하는 극적인 순간에도 그 애절함에 몰입이 되기보다 풍경을 감상하듯 거리를 두게 된다. 신화적 멜로에 대한 강박은 시청자들의 시간 역시 자꾸만 멈추게 하기 때문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