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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이 前대표'의 폭로전..'물귀신' VS '진실'

최종수정 2012.05.01 08:00 기사입력 2012.04.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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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관련, 문제의 핵심인 시행사 전 대표인 이정배씨의 폭로 행보가 연일 계속 되고 있다. 검찰도 이전대표가 폭로하면 뒤따라가는 식이다. 오히려 검찰이 당황할 정도다.

지금까지 그의 입에 올린 사람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뿐만 아니라 박영준 전 지경부 차관, 권혁세 금감원장, 권재진 법무부장관,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권력실세들이 부지기수다. 매일 폭로가 터져 나오면서 누가 또 튀어나올 지 국민의 시선이 쏠려 있다. 돈을 준 사람이란 선뜻 먼저 입을 열기란 쉽지 않다. 당연히 죄목이 드러나 처벌받아서다.

앞으로 더 나올 사람이 많다는 얘기조차 심심찮게 들린다. 때문에 이 전대표의 폭로 내용보다 폭로배경이 더 주목거리다. 따라서 검찰 주변에서는 이전대표의 진실 알리기냐', '죄질을 낮추기 위한 물귀신작전이냐'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첫 포문은 지난 26일 SBS 및 경향신문을 통해서다. 방식도 직격 인터뷰다. 이날 이 전대표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한국갤럽회장으로 재직한 지난 2004년부터 알아왔으며 수시로 5000만∼ 1억원을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이 전 대표는 2010년 횡령혐의로 경찰수사가 진행되자 최 전 위원장이 권재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현 법무부 장관)과 금융감독원, 국민권익위에 직접 전화해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브로커 이동율씨 소개로 2005년 당시 서울시 정무국장으로 재직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만나 인허가 관련 각 부서와 중개역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박 전 차관이 서울시를 떠나 이명박 후보 캠프 합류까지 만남을 지속하며 수고비 1억원 안팎과 함께 아파트 비용 10억원 등을 전달했으나 아파트 비용은 되돌려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들과의 만남을 이어간 배경으로 이명박 시장을 지목하면서도 "실질적인 결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주말이 끝나가는 29일 이 전 대표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고 폭로행보를 이어갔다. 불법대출 연루 의혹 관련 본인에 대한 경찰 수사가 "(우리금융)이팔성 회장께서 권재진 수석한테 수사의뢰해 수사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팔성 회장과 권재진 수석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2010년 6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비리 혐의로 자사 팀장 2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이어 같은해 8월 이 전 대표는 1조원대 불법대출 로비 혐의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수사를 받고 구속돼 재판이 계속 중이다. 이 무렵 파이시티 채권단인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파산신청을 냈다.

이 전 대표는 일련의 과정이 파이시티 사업권을 노린 음모라며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정준양 포스코그룹 회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속한 모임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빼앗긴 사업권 회복을 기도하며 폭로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바라보며 로비에 나섰다며 '비망록'으로 지난해를 달궜던 SLS그룹 이국철 회장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상당 부분 기억과 주장에 의지한 이 전 대표의 폭로를 뒷받침할한 기록이나 녹취 등 물증은 빈약해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지만, 정권 말기 불거진 검찰의 대형 비리 의혹 수사가 향후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29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소환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파이시티 프로젝트 관련 2005~2006년 서울시 도시계획국 업무를 담당한 간부 2명도 이날 오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강 전 실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측근으로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사업 진행상황을 확인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이 전 대표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사전 구속여장이 청구된 최 전 위원장은 이날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오후 늦게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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