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풍납토성·몽촌토성 밑 '한성백제박물관' 문을 열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 바둑판, 칠지도, 백제사신선 등 한성백제 유물 4만점 소장

오는 30일 개관하는 한성백제박물관

오는 30일 개관하는 한성백제박물관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고대 백제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한성백제시대를 간직한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아래 '한성백제박물관'이 문을 연다. 지난 1997년 풍납토성 발굴 이래, 백제의 수도 '서울'(한성)이 재조명되면서 백제의 요람인 '서울'을 복원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 박물관에는 '고류지 목조미륵보살반가 사유상', '칠지도', '바둑판', 백제사신선' 등 해상강국이자 문화전파국이었던 초기 백제의 유물이 잘 전시돼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8년의 준비 끝에 오는 3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공원 남2문 근처에 개관한다. 이 박물관은 대지 1만4894㎡, 건물 1만9423㎡의 면적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다. 외관은 몽촌토성 성벽의 자연스런 실루엣을 바탕으로 백제의 배를 형상화했다. 이곳에는 초기 백제 유물 4만2311점이 마련돼 있다. 23일 한성백제박물관을 미리 찾아가 봤다.
로비에 비치된 풍납토성 단면 앞에서 설명하는 이종철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추진단장

로비에 비치된 풍납토성 단면 앞에서 설명하는 이종철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추진단장

원본보기 아이콘

◆풍납토성 단면을 떼내 그대로 전시= 지하1층 입구 로비에는 '한성백제'의 상징인 풍납토성 성벽 단면이 그대로 떼내 옮겨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997년 인근 아파트 재건축이 추진되다 문화재 시굴조사에서 백제 문화층이 확인돼 풍납토성은 본격적인 발굴작업이 진행됐다. 풍납토성의 둘레는 3.6km, 폭43m 연면적 26만평 규모다. 박물관에 전시된 풍납토성의 단면은 폭 43m, 높이 11m 크기다.

이종철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추진단장은 "4세기 경 지어진 국내 최대 규모의 토성으로, 당시 백제의 추정인구는 70만~80만명인 가운데 풍납토성은 연인원 200만명이 동원돼야 축성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백제 배 형상을 한 풍납토성은 백제 토목기술 결정판이며, 백제왕성의 결정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이미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을 초기백제왕국의 증거로 인정하고 있다. 북성인 풍납토성안을 왕이 살던 정궁으로, 남성인 몽촌토성을 별궁으로 여기고 있다. 이 두 토성을 묶어 '한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박물관 내에는 왕족의 제사를 지냈던 건축물도 함께 비치해 놓았다. 한성백제는 초기 백제 온조왕부터 계류왕까지 21대왕 시기, 500여년(BC18~AD475년)에 해당한다. 이후 공주와 부여를 중심으로 한 웅진시대와 사비시대는 각각 63년, 122년 존속됐다.
한성백제박물관에 전시된 토관, 칠지도, 바둑판

한성백제박물관에 전시된 토관, 칠지도, 바둑판

원본보기 아이콘

◆백제의 문화전파·해상강국의 면모..박물관에서 만나다= 한성백제박물관에는 초기 백제가 일본에 전파한 유물과, 바다로 뻗어나갔던 백제를 만나볼 수 있다. 현재 일본 국보 1호인 고류지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백제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이를 인간문화재 목조각장 박찬수 선생이 복제한 것이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또 백제 왕세자가 왜왕에게 '후세에 전하라'며 선물했던 '칠지도'도 복제돼 비치돼 있는데, 이는 당시 우월한 백제의 외교적 지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일본 정창원에 보관돼 있는 백제의 바둑판도 그대로 복제돼 있는데, 그 모습이 수려하다. 고급목재인 자단목에 금, 은으로 상감했는데 복제기간은 2년이 걸렸고, 시가로는 2억원의 값어치가 있다.

또 초기백제에도 하수관이 있었다는 증거물인 '토관'이 이곳에 있다. 김기섭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구한말에도 종로 이외 지역에 하수관이 없어 오물 처리 문제가 크게 대두된 적이 있는데, 이런 하수관 역할을 하는 '토관'이 1600여년전에 있었다는 것은 당대 경제력과 동원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해양국가 백제의 선박 건조기술을 담아 복원한 배 '백제 사신선'도 전시돼 있다. 실제로 바다에 띄우면 성인기준 40명이 탑승이 가능한 배다. 김 실장은 "백제의 배는 보통 가로길이 11~15m로, 전시된 배는 12.5m"라면서 "여러 학자들이 힘을 모아 돛의 형상 등 기록에 담긴 역사를 고증해 내 사신들이 탔던 백제 배를 복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백제사신선' 앞에서 해양강국 백제를 이야기 중인 김기섭 학예연구실장.

'백제사신선' 앞에서 해양강국 백제를 이야기 중인 김기섭 학예연구실장.

원본보기 아이콘

◆한성백제박물관..어떻게 지어졌나= 박물관 북쪽으로는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남쪽으로는 백제왕릉구역인 석촌동 고분군이 자리해 있다. 이 박물관은 지난 2003년 서울지역고대전문박물관 건립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04년 '한성백제박물관' 건립계획이 수립됐다. 2005년부터는 본격적인 건축 위치 규모, 전시설계 준비가 진행됐고, 지난 2010년 준공 후 지난해 유물수집과 전시공사에 착수해 오는 30일 개관에 이르게 됐다. 총 사업비는 570억원으로, 이 중 시비가 450억원, 국비가 120억원이 소요됐다.

이종철 단장은 "이 박물관 개관은 수도 서울의 역사를 조선이 아닌 백제까지 거슬러 1080년으로 지평을 넓히는 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아직 풍납토성 발굴이 약 10%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 추가 발굴 조사를 통해 한성백제에 대한 역사 조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기섭 실장은 "박물관 인근에 몽촌토성, 풍납토성, 아차산성, 암사동 선사주거지, 남한산성, 석촌동 고분 등이 있어, 박물관을 먼저 들른 후 한성백제에 대해 살펴보고, 주변을 둘러보면 백제의 역사를 학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