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비은행권·고연령층 가계대출 크게 증가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해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비은행권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50세 이상 고연령층의 가계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5.7%에 그친 반면 비은행권은 11.6%를 기록해 전년 증가율(12.7%)에 이어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비은행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대출에서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역대 최고치인 39.6%로 조사됐다.
지난해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중 연소득 3000만원 미만 차주의 대출비중은 높아지는 반면 고소득 차주의 비중은 줄어드는 등 차주의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저소득층의 금융권 차입이 증가한 것은 가계의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저소득가계의 경우 차입을 통해 생활자금을 충당하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연령층의 가계부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계대출 중 50세 이상 고연령층의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에 33.2%였으나 지난해에는 46.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 고연령층의 인구비중 상승폭은 8.0%포인트인데 비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13.2%포인트를 기록해 이들의 가계부채가 인구 고령화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문제인 것은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은행보다 비은행권에서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50세 이상 연령층의 비은행권 대출은 전체의 53.2%로 은행권 대출(42.2%)보다 11%포인트나 높았다.
한은은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급증한 것은 채무보유 인구의 고령화라는 이유 외에도 "부동산가격 상승기(2005~2007년)에 고연령층이 수도권 고가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렸지만 이후 주택시장 부진으로 주택처분을 통한 대출금 상환에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창업을 시작한 은퇴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과 고연령층은 만기 전까지 이자만 납부하는 일시상환대출비중이 높아 대출원금 상환도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고연령층 대출이 늘고 있는 이유로 꼽았다.
한은은 소득창출능력이 취약한 고연령층의 가계부채 증가는 향후 부실위험과 주택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고연령 차주일수록 소득 대비 대출비율이 높아 채무상환능력이 낮은 만큼 경제여건이 악화되면 부실화 위험이 크다"며 "소득흐름에 의한 채무상환 역시 어려워 고연령층 차주의 경우 주택처분을 통한 채무상환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향후 주택매도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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