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 규제의 공존..新세계화 이론을 주장하다
'월드 3.0'은 지금까지 진행됐던 세계화에 대한 상식을 깨뜨리는 책이다. 세계화는 여태껏 거의 완료되지 않았으며, 새로운 세계화의 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먼저 책 제목에 따른 세계관 분류를 살펴보자. 저자는 인류 역사를 월드 0.0, 월드 1.0, 월드 2.0, 그리고 월드 3.0으로 나눈다.
국제 교역과 국제화가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직후였고, 처음 세계화라는 말이 사전에 등장한 것은 1951년이었다. 1990년대에 진입하자 세계화에 대한 열광은 더욱 가속화된다. 국가간의 장벽이 없어진 세상, 즉 규제가 없어진 통합된 시장은 일종의 '종교'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과연 '월드 2.0'은 옳은 것일까. 시작은 2008년의 금융위기다. 규제 없는 자유로운 시장이 무리한 금융파생상품 경쟁으로 결국 무너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국민국가 단위의 자기보호를 강조하는 '월드 1.0'으로 돌아서거나, 혹은 더 많은 규제 철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강화된 '월드 2.0'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월드 '3.0'은 양쪽의 장점만을 취하는 새로운 세계관이다. 분명히 세계화는 필요하다. 민족주의는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문화 영역에서는 각국의 교류를 확대해 더욱 조화로운 세계를 꾀해야 한다. 그러나 '월드 2.0'을 고집하는 사람들처럼 규제 없는 세계 통합은 안 된다. 금융시장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온실가스 문제와 같은 환경 문제도 효율적 규제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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