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BOOK] 맞잡은 이 손들이 틀렸다고?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개방 + 규제의 공존..新세계화 이론을 주장하다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지구가 하나의 마을이나 다름없다는 뜻을 담은 '지구촌'이라는 표현은 오래 전부터 익숙한 것이 됐다. 세계화에 대한 낙관주의가 담겨 있는 말이다. 실제 세계화는 밝은 미래에 대한 약속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세계화는 어느 나라에서나 일할 수 있고 자본과 상품의 이동이 자유로워 더 많은 부를 창출할 수 있으며 정보의 유통 속도에 시차가 없는 '세상'으로 그려진다. 이 때문에 각국은 '국경 무너뜨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유럽연합(EU)이 탄생하고 각종 자유무역협정이 대두된 것도 세계화의 한 맥락이다. 특히 인터넷의 등장은 사람들에게 세계화가 이미 실현됐다는 생각을 안겨줬다. 그러나 정말 세계화는 완료되었을까.

 '월드 3.0'은 지금까지 진행됐던 세계화에 대한 상식을 깨뜨리는 책이다. 세계화는 여태껏 거의 완료되지 않았으며, 새로운 세계화의 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먼저 책 제목에 따른 세계관 분류를 살펴보자. 저자는 인류 역사를 월드 0.0, 월드 1.0, 월드 2.0, 그리고 월드 3.0으로 나눈다.
 월드 0.0은 약 20만년 전 등장한 현대적 인류가 자급자족을 통해 살아가던 신석기 시대를 가리킨다. 1000명 내외의 부족들이 사회를 구성했고 교역은 거의 발생하지 않던 시기다. 월드 1.0은 정치 조직이 커지면서 확정된 영토를 지배하는 주권과 국민 등을 거느린 국민국가로 계승되던 시기다. 인류가 경험한 모든 인구와 경제 확장이 이뤄지던 시기로 국가 단위의 민족주의적 태도를 고수한다. 월드 2.0은 바야흐로 처음 세계화가 시작되던 시기인 19세기 중반의 세계다.

 국제 교역과 국제화가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직후였고, 처음 세계화라는 말이 사전에 등장한 것은 1951년이었다. 1990년대에 진입하자 세계화에 대한 열광은 더욱 가속화된다. 국가간의 장벽이 없어진 세상, 즉 규제가 없어진 통합된 시장은 일종의 '종교'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과연 '월드 2.0'은 옳은 것일까. 시작은 2008년의 금융위기다. 규제 없는 자유로운 시장이 무리한 금융파생상품 경쟁으로 결국 무너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국민국가 단위의 자기보호를 강조하는 '월드 1.0'으로 돌아서거나, 혹은 더 많은 규제 철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강화된 '월드 2.0'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월드 '3.0'은 양쪽의 장점만을 취하는 새로운 세계관이다. 분명히 세계화는 필요하다. 민족주의는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문화 영역에서는 각국의 교류를 확대해 더욱 조화로운 세계를 꾀해야 한다. 그러나 '월드 2.0'을 고집하는 사람들처럼 규제 없는 세계 통합은 안 된다. 금융시장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온실가스 문제와 같은 환경 문제도 효율적 규제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바르셀로나 IESE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세계적 경제학자인 저자 판카즈 게마와트는 각종 자료와 도표를 동원해 세계화의 허와 실을 풀어내는 한편, 비판 이상으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한다. 지금 우리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 어떤 '세계'로 도약해야 하는지 길을 보여 주는 책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