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채 금리가 치솟으며 스페인이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진 것. 상대적으로 이탈리아의 상황은 양호하지만 역시 금리가 상승추세로 전환하며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그만큼 조달 비용이 높아져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스페인보다는 덜하지만 이날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5%를 돌파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 프로그램(LTRO)이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문제가 되는 시점을 잠시 미룬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통화 투자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두번의 LTRO 덕분에 이탈리아의 국채는 올해 들어 1.8% 하락했지만 반대로 스페인은 0.39% 상승했다"며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면 유럽 은행의 재정 상태가 호전되겠지만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는 은행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욱 심각해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자들은 문제국가로 인식되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외의 나머지 유럽 국가들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리스 위기가 다소 완화됐어도 낮은 성장률은 언제든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다.
하루전 발표된 3월 유럽 구매관리자지수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특히 독일이 큰 폭으로 위축된 것도 우려를 낳은 있다.
스페인이 당초 유럽연합과약속한 재정적자 규모를 달성하지 못한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스페인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목표를 기존보다 낮게 잡으며 투자자들의 근심을 샀다.
채권펀드를 운영중인 한 펀드 매니저는 “스페인은 여전히 골칫덩이이다. 높은 실업률이 당장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암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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