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경쟁체제란 코레일이 113년간 혼자 운영하던 철도에 새로운 경영방식의 경쟁자를 두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철도운영권을 대기업에 넘겨준다거나 재벌에 특혜를 준다는 등 특정 목적을 갖고 갑작스레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2015년 철도시장에 첫 진출한 제2사업자가 차별화된 서비스와 저렴한 운임으로 무장한다면 제2사업자에 고객은 몰릴 것이고 코레일은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지금보다 더 나은 서비스, 더 저렴한 요금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민이 자연스럽게 지금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단순한 논리다.
지금까지도 코레일은 경영개선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하면서 코레일이 철도를 운영해야만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최근 발생한 KTX 역주행 사건이나 광명역 탈선과 잦은 고장, 열차 지연 등의 사태를 본다면 코레일만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은 과장됐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안전이란 누가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시스템으로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 아닌가? 코레일과 제2사업자가 KTX를 운영한다면 안전, 유지보수, 관제업무는 정부가 맡아야 한다. 영업수익에 지장이 있다고 해 안전을 후순위로 생각한다거나 과거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 여겨 내부적으로 무마하는 그런 시스템은 안전한 시스템이 아니다.
과거 대한항공의 독점시장에 아시아나항공과 저가항공사까지 도입되면서 항공요금 인하로 항공수요가 늘어나게 되었고 국민은 보다 저렴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경쟁체제를 도입한 것뿐인데 국민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와 저렴한 요금으로, 항공사에는 항공시장 확대로,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 돌아왔다.
KTX 운영 제2사업자 도입은 어찌 보면 특별한 것도 아니고 논쟁거리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시장경제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순리'라는 표현이 맞다. 여러 개의 고속버스 회사들이 국가가 만들어 놓은 고속도로에서 서로 운행하고, 국가가 건설한 공항과 항만을 여러 개의 항공사와 해운사가 이용하는 것과 같다. 제2사업자가 코레일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면 철도 이용객의 증가로 철도시장은 더욱 커져 제3의 사업자도 나올 수 있다. 어느 것이 국민을 위한 일인가를 생각한다면 제2사업자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순리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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