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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민간인 사찰' 수사 관련 꼬리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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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자료삭제 지시와 2000만원 제공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불법성'을 부인하고 자신을 '자료삭제 지시 몸통'이라고 주장해 수사가 윗선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20일 오후 서울프레스센터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지원관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며 "내가 몸통이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자료삭제 지시 사실은 인정했지만 민간인을 불법 사찰 했다는 내용을 의도적으로 지운 것은 아니라고 발뺌했다. 김종익 KB한마음 대표의 개인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를 공기업 자회사 임원으로 오인해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으로 불법성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 이 전 비서관은 "장 전 주무관의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선의 차원에서 건넸고 최근의 돌려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비서관이 자료삭제 지시와 금품제공 혐의는 인정했지만 불법성과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재수사는 이 부분을 밝히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행위에 대한 사실 자체는 이 전 비서관, 장 전 주무관이 모두 인정했기 때문에 검찰에서 목적과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 따라 사법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비서관의 경우에는 본인이 자료삭제를 시인한 데다 금품 교부 또한 스스로 인정한 만큼 장 전 주무관의 진술 등을 토대로 형사처벌이 불가피해보인다. 한 변호사는 "자백을 한 경우이므로 보강증거가 갖춰지면 형사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형법은 증거인멸을 지시한 자도 직접 가담한 자와 똑같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변호사도 "앞서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과 장 전 주무관 등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에 비춰봤을 때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처벌은 더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스로 몸통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든 윗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나섰든지 간에 상관없이 중한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비서관이 청와대의 개입 등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윗선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비서관이 "나에게 모든 책임을 물어 달라"고 거듭 강조한 만큼 주장을 굽히지 않고 검찰이 청와대·총리실의 개입증거를 밝히지 못한다면 지난 2010년 때 처럼 반쪽수사에 그칠 수 있다.

한편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재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20일 장 전 주무관을 소환해 13시간 가량 조사를 진행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은 장 전 주무관을 상대로 지원관실 컴퓨터의 자료삭제 지시를 받은 경위와 이 전 비서관측,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측으로 부터 각각 2000만원,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파악했다. 장 전 주무관은 21일 오후 2시경 다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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