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는 미국의 고용시장이 예상치보다 개선되고 있고, 가구의 지출과 기업의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잇다. 문제는 진행속도가 아직 뜨근 미지근하고,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경제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은 여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포춘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차 양적 완화 등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것도 고용발 경기 회복의 선순환을 기대한 버냉키의 심정이 표출된 듯하다.
지난 2월 소매판매도 긍정적이다. 자동차와 휘발유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1.1% 증가해 5개월만에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경기침체로 저점을 기록했던 2009년 3월에 비해 20.1%나 증가했다.
블루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월별 전망조사결과 2011년 2.9%와 2012년 3.1%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 1월 연준은 올해 성장률을 2.2%와 2.7%로 하향할 것이라며 기대치를 낮췄다. 버냉키는 좀 더 보수적인 시각으로 여전히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게 본 것이다.
실제 미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확 살아났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내 일자리 증가가 경제성장을 앞서가는 이유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생산성의 저하를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 때문에 미 경제가 예전과 같은 강한 활력을 되찾기까진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좀 더 우세하다.
국제유가의 급등도 버냉키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 회복기에 들어선 미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봐야 하는 중앙은행 총재 입장에선 고민되는 형국이다.
유가가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버냉키의 행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선 그동안 만지작거리기만 했던 3차 양적완화 카드도 꺼 낼 수 있는 것이다.
버냉키는 적어도 오는 2014년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지속하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채 매도·장기채 매수)와 모기지담보증권(MBS)의 재매입 등 기존 경기부양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바로 이런 위험성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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