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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현장]소고기·과일값 내리나..마트, 북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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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군 쇄국 이래 최대의 '개항'사건 한·미 FTA 발효..이제 門은 열렸는데..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미국산 소고기 가격은 얼마나 떨어지나요?", "앞으로 계속 싸게 파는 건가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첫날인 15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수입산 육류 판매 코너 앞에는 '한-미 FTA 발효기념 미국산 갈비살, 부채살 15일부터 할인'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었고, 이를 본 고객이 담당직원에게 연신 질문을 던졌다.
한ㆍ미FTA가 시행되면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 사이에 미국산 제품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크게 늘었다. 고물가로 신음하고 있는 주부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15일 한 대형마트 와인코너에 가격할인 팻말이 붙어있다.

15일 한 대형마트 와인코너에 가격할인 팻말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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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동시에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소비자들은 "그래도 국산 만 하겠느냐" "방부제 투성이 일 것 같다"며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대형마트 3사가 15일 일제히 한미 FTA 관련 행사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FTA에 거는 가장 큰 바람은 낮은 가격이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홀쭉해진 장바구니를 채울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이날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김연정(37ㆍ여)씨는 "최근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과일 사먹기가 쉽지 않았는데 FTA 영향으로 가격이 좀 떨어지면 과일 먹기가 낫지 않을까 한다"며 가격 할인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그는 "소고기와 호두 같은 제품들도 미국산이 품질도 좋고 가격도 낮으니 사기가 쉬워질 것 같다"고 전했다.

소고기 매장에서 국산과 수입산을 번갈아 살피던 한 주부는 "예전부터 미국산 가격이 국산 대비 절반 수준이어서 종종 이용했다"며 "FTA효과로 가격이 더 떨어지면 이용을 좀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 소고기 매장 관계자는 "관세 인하율이 낮아서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고기는 기존 관세가 40%에서 37.3%로 2.7%포인트 떨어진다.

15일 한 대형마트 수입 소고기코너에 가격할인 팻말이 붙어있다.

15일 한 대형마트 수입 소고기코너에 가격할인 팻말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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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상품 선택폭이 넓어졌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입맥주를 즐겨마신다는 이우진(32ㆍ남)씨는 "한-EU FTA 이후 독일 맥주 수입이 꽤 늘었는데, 한미FTA가 시작됐으니 미국산 맥주도 많이 들어올 것 같다"고 전했다. 대형마트도 맥주 수입을 늘릴 계획이다. 김홍석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는 "한미FTA에 대비해 지난해에 비해 맥주 구색을 확대했고, 전체 물량도 이전에 비해 300% 수준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미 FTA로 인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미국산 과일과 쇠고기, 와인, 식품 등이 국내 식탁을 점령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최선주(38ㆍ여)씨는 "마트에서 파는 미국산 오렌지를 사두면 한달을 그냥 둬도 썩지 않는데 그만큼 농약이나 방부제가 많이 들어갔다는 얘기 아니겠냐"며 "소고기도 그렇고 과일도 그렇고 아이들한테 미국산을 먹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미국산이 늘어나면 먹거리 불안만 커지고, 국산 식품의 자리는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 독산동의 대형마트를 찾은 김정숙(45)씨도 "우리나라 농민들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소비자들은 일단 싼 것을 찾게 될 테니까 가격만 보고 무조건 저렴한 수입산 과일을 찾게 될 것은 뻔하다"고 했다. 국산 농산물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라는 데서 나온 우려다.

한 중년남성은 "관세가 낮아진다고 해도 유통구조 문제가 고쳐지지 않으면 다 소용없는 거 아닌가"라며 "명품 의류 브랜드들은 가격 낮출 생각이 없는 것 같던데 그렇게 되면 FTA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수입상들의 배만 더 불려주는 꼴이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또 다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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