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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거지는 횡령·배임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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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요 며칠 동안 상한가 가길래 가격도 싸고 해서 들어갔더니 느닷없이 거래중지라니요. 어떻게 이럴수가 있죠?"

은퇴 후 용돈벌이나 할 겸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는 50대의 한 투자자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목소리였다. 다행히 투자금액이 100만원 미만으로 많지는 않았지만, 속았다는 기분에 화를 삭이기 힘들다고 했다.
이 투자자가 돈을 넣은 곳은 지난 8일부터 거래 정지에 들어간 어울림정보기술이다. 이보다 하루 전인 7일에 한국거래소는 회사의 횡령·배임, 가장납입설, 분식회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회사는 '현재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이 접수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자회사인 어울림엘시스, 어울림네트웍스도 같은 이유로 거래가 정지됐다. 이들 어울림 '삼형제'는 횡령·배임설이 불거져 나오기 바로 전까지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매수세에 동참했던 개미들은 그대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2008년 우회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클루넷도 대표의 횡령·배임으로 현재 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일 이 회사가 밝힌 피해 금액은 105억원 규모로 자기자본의 58.8%에 해당한다.
가장 최근에는 엔케이바이오가 거래소의 조회공시를 받고, '전ㆍ현 경영진의 횡령·배임에 대해 검찰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엔케이바이오는 실적도 암담하다. 지난 2010년까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일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회계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다가오면서 코스닥 기업들의 횡령·배임 사건이 자주 눈에 띈다. 회계감사를 받으면서 평소에는 덮어뒀던 횡령·배임 사실이 들어나는 이유가 가장 크다. 회사 대표나 임원들이 간과했던 금액이 회계사들의 엄격한 감시망에 걸려드는 경우다.

규모가 작은 회사 일수록 대표가 회삿돈을 비상금 주머니 정도로 생각해 꺼내 쓰는 일이 잦다. 한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회삿돈을 잠시 빌렸다가 회계감사가 시작하기 전에 다시 넣어 놓겠다는 생각으로 유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회사사정을 전혀 알길 없는 '개미'들만 땅을 칠 노릇이니 거래소는 횡령·배임 적발에 전향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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