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김모씨는 9년 전인 2003년 A은행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3억원을 빌리면서 아파트 근저당 설정비로 200여만원을 부담했다. 그런데 김씨는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은행에 근저당 설정비를 낸 사람들을 모아 집단소송을 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김씨는 소비자원으로부터 소송에서 이기면 약 15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집단소송에 참가하기로 했다.


# 박모씨는 지난해 5월 B은행에 1억원을 주택담보대출로 빌리면서 근저당설정비 90여만원을 냈다. 3개월 후 이 은행은 근저당설정비는 은행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였다는 설명이었다. 박씨는 은행에 근저당권 설정비를 환급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아직 답을 못받고 있다.

김씨와 박씨처럼 은행을 상대로 한 근저당설정비 반환 소송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소비자원이 집단소송을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은행권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ㆍ우리ㆍ하나ㆍ농협 등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13일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근저당 설정비를 전액 고객에게 환급하고 인지세는 50%를 돌려주라"는 결정을 내리자 은행연합회를 통해 공동대응키로 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이 담보대출을 하는 과정에서 고객들과 합의해서 근저당설정비를 받은 만큼 이를 되돌려줄 의무는 없다"며"선택권이 고객에게 있었기 때문에 은행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소비자원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은행은 담보대출 당시근저당설정비를 부담하는 고객에겐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고, 반대로 은행이 부담할 경우 가산금리를 얹는 두 가지 선택을 고객에게 줬기 때문에 은행과 고객의 개별적 합의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소비자원의 주장은 다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개별약정 없이 약관에 따라 일방적으로 설정비를 부담한 고객들은 환급을 받을 수 있다"며 "지금까지 개별약정을 했다는 고객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은행과 공정거래위원회간의 행정소송에서 은행이 진 것은 은행의 이전 약관이 부당약관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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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소송 결과를 지켜본 후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에서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는 것.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소송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기에 성급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만약 은행이 고객들에게 아무런 보상없이 설정비를 부과했다면 환급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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