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켜보고만 있을 리 없다. 기업들은 서플라이 체인 복선화와 생산거점 분산화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전기ㆍ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와 해외자원 개발 등 미래 유망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래도 기업들의 해외진출 가속화에 따른 산업공동화 우려, 전력난 심화, 재정 건전성 악화 등 리스크는 여전하다. 이런 일본 경제와 산업의 변화는 여러 분야에서 경쟁하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또 다른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이 누리는 반사이익은 한시적이다. 기업들이 체제를 정비해 감에 따라 일본 업계와의 경쟁은 격화될 것이다. 이미 도요타ㆍ닛산 등 자동차 메이커들이 미국ㆍ한국 시장을 겨냥해 대반격에 나섰다. 신흥국 시장 진출과 신흥국 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 또한 심해질 것이다. 세계적으로 탈(脫)원전이 가속화하는 마당에 우리 정부의 원전 중심 국가 전력정책이 지속 가능한지도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 현실은 냉정하다. 대지진 이후 변화를 잘 살펴 국내 기업의 비교우위를 지속시키는 대응 전략을 짤 때다. 지금보다 나아지려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집안 사정으로 공부하지 못한 친구 때문에 등수가 올라갔다고 실력이 좋아진 게 아니다. 때로는 서로 도우며 진짜 내 실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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