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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마이크로트렌드 잠재수요 깨워라

최종수정 2012.03.05 11:25 기사입력 2012.03.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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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마이크로트렌드 잠재수요 깨워라
몇 년 전 '마이크로트렌드'라는 책이 화제가 됐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가 쓴 책이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아 아이를 따라다니는 소위 '사커 맘' 유권자를 공략하라는 전략을 클린턴에게 제시했다고 한다.

정보기술(IT)기기에 관심이 많은 여성인 테크 파탈(Tech fatale), 다이어트로 작은 사이즈를 유지하고 아동복 코너에서 옷을 골라 입는 프티족, 간단한 증세는 스스로 치료하겠다는 DIY 닥터족 등 메가 트렌드라고는 하기 어렵지만 전체 인구의 1%가 갖고 있을 법한 자잘한 트렌드를 모은 책이었다.

사실 인터넷 쇼핑몰, 특히 오픈마켓은 바로 이런 마이크로트렌드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마이크로트렌드는 때론 전체 유통 시장을 아우르는 메가 트렌드로 발전해 가기도 한다.

4~5년 전 피부관리에 관심은 있지만 화장품 매장을 기웃거리기는 싫은, 소위 '꽃미남'들이 비비크림과 컬러로션을 가장 많이 찾았던 곳이 인터넷이다. 이제는 웬만한 화장품브랜드에는 남성 전용 매장이 생길 정도로 남성 화장품 시장이 커졌다. 텐트와 코펠이 고작이었던 한국 캠핑용품 시장에 주5일제 도래와 함께 바비큐 기기를 비롯한 다양한 상품으로 활력을 불어넣은 것도 인터넷 쇼핑이었다.

특히 최근 주목할 만한 현상은 마이크로트렌드의 산실이지만 상품 트렌드는 주로 따라가는 역할을 담당하던 인터넷 쇼핑몰 특히 오픈마켓이 주도적으로 트렌드를 포착하는 '트렌드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가TV는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처음 내놓으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40인치 이상의 거실용 TV로 시장을 확대한 곳은 온라인 쇼핑몰이었다. 저렴하지만 고품질 상품에 대한 숨겨져 있던 수요를 일깨우면서 전체 TV 수요를 견인한 셈이다. 저가TV는 이제까지 나온 물량이 고작 수만 대에 지나지 않지만,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는 올해 말까지 TV 교체 수요를 감안한다면 아직 그 잠재력이 훨씬 더 큰 시장이다. 이미 전문가들은 향후 TV 교체 수요가 상당 부분 저가TV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저가 태블릿PC가 오픈마켓을 통해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태블릿PC가 실제 사무용이나 학습용으로도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중소기업 상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유명 브랜드 상품 외에는 태블릿PC가 없는 것처럼 인지되는 경우도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의 저가 태블릿PC는 잠재수요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과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고객의 가격민감도와 상품 품질에 대한 기대심리가 함께 높은 올해의 경우 더욱 중요한 트렌드 화두가 됐다. 각 유통업체들이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소싱하려는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가격경쟁력과 품질이 함께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는 불황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제조업체든 유통업체든 이미 큰 시장이 존재하는 메가 트렌드에 편승하기보다는 잠재수요로 존재하는 마이크로트렌드 흐름을 읽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성공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트렌드' 저자 또한 자신의 가족, 이웃, 친구 등 주위를 유심히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트렌드 추론을 시작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직관적인 관찰이 있은 후에는 해당 현상에 대한 통계적 근거를 통해 트렌드임을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범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 상품의 소비자가 원하는 기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박주만 이베이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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