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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두른 농협 개편, 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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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오늘 '한 중앙회 아래 두 지주회사' 체제로 새출발했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농협법에 따라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부문을 각각 지주회사 형태로 분리한 것이다. 신설된 금융지주회사와 경제지주회사가 중앙회의 관리를 받긴 하지만 독립경영을 하는 구조다. 금융지주회사는 은행ㆍ보험ㆍ증권 분야, 경제지주회사는 유통ㆍ물류ㆍ농자재 분야의 여러 자회사를 각각 거느린다. 이로써 신경 분리라는 농협의 해묵은 숙제가 풀린 셈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반쪽짜리 구조 개편이다. 금융지주회사는 240조원의 자산과 1100여개의 기존 영업점 망을 가지고 기존 4대 금융지주(우리ㆍ하나ㆍKBㆍ신한)에 이어 다섯 번째 금융공룡으로 군림하게 됐다. 반면 경제지주회사는 일단 간판만 내건 모양새다. 6조원의 별도 자본금을 가지고 13개 자회사를 운영하게 됐다지만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유통ㆍ판매 사업은 2015년까지, 나머지 경제사업은 2017년까지 중앙회로부터 이관 받아야 한다. 당분간은 경제사업이 기존 중앙회 체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농협은 일선 조합의 출하물량 중 중앙회 조직을 통한 판매 비중을 현재의 10% 대에서 2020년까지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판매농협'을 구현하겠다지만 이것은 계획일 뿐이다. 처음에는 경제지주회사가 확보한 자본금을 투입해 판매망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도 그 비중을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지주회사 자체의 생존기반을 확보할 정도의 수익성을 조기에 갖추어 지속적인 판매력 강화를 실현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과욕을 부리다가 자칫하면 적자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빚더미에 올라앉게 될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금융지주회사도 결코 탄탄대로에 나선 것이 아니다.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을 지향한다지만 우선 국내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신경 분리의 근본 취지는 농민 조합원을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에 있다. 신설된 두 지주회사가 각각 건강하게 성장한다면 이런 취지에 맞는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17년으로 검토되던 구조 개편 시점이 정부와 중앙회의 합의로 5년이나 앞당겨진 탓에 준비가 불충분한 새출발이 됐다. 그래서 앞으로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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