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반쪽짜리 구조 개편이다. 금융지주회사는 240조원의 자산과 1100여개의 기존 영업점 망을 가지고 기존 4대 금융지주(우리ㆍ하나ㆍKBㆍ신한)에 이어 다섯 번째 금융공룡으로 군림하게 됐다. 반면 경제지주회사는 일단 간판만 내건 모양새다. 6조원의 별도 자본금을 가지고 13개 자회사를 운영하게 됐다지만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유통ㆍ판매 사업은 2015년까지, 나머지 경제사업은 2017년까지 중앙회로부터 이관 받아야 한다. 당분간은 경제사업이 기존 중앙회 체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금융지주회사도 결코 탄탄대로에 나선 것이 아니다.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을 지향한다지만 우선 국내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신경 분리의 근본 취지는 농민 조합원을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에 있다. 신설된 두 지주회사가 각각 건강하게 성장한다면 이런 취지에 맞는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17년으로 검토되던 구조 개편 시점이 정부와 중앙회의 합의로 5년이나 앞당겨진 탓에 준비가 불충분한 새출발이 됐다. 그래서 앞으로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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