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사퇴 선언한 박희태...뒤늦은 사임서 논란
박 의장은 12일 한종태 국회 대변인을 통해 "본회의가 열리는 날에 사임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16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 날 사임서가 제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장의 애매한 처신으로 후임 국회의장 선출도 불투명해졌다. 이번 회기에 후임 국회의장을 선출하기 위해선 9일 박 의장의 사임서가 제출돼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사임의 건'을 처리하고, 16일 신임 국회의장 선출이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현재 일정대로라면 16일 본회의는 18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법에는 총선이 있는 달(4월)에는 국회를 열지 않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관례상 이 날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임의 건'과 '신임 국회의장 선출의 건'이 동시에 처리되기는 어렵다. 후임 국회의장이 선출된다 해도 본회의를 한 번도 진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지역구로 내려가 있어 여야 모두 임시국회 소집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야당의 한 의원은 "박 의장이 뒤늦게 사퇴를 표명해 놓고, 사임서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또 다른 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든다"며 박 의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여야는 부의장이 의장직을 수행하는 직무대행 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 16조에는 "의장이 사퇴한 경우 지체없이 보궐선거를 실시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국회사무처에서는 의무조항이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후임 국회의장을 선출하지 못할 경우 3개월 이상 입법부의 수장이 공석으로 남아있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게 된다. 한편, 이런 논란이 일자 박 의장측은 이날 오전 사퇴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고 국회 관계자가 전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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