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어학원, 회원들에게 이메일 보내 ETS 정보독점 비난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토익 유출이 비단 해커스만의 문제는 아닐텐데... 토익점수 요구하는 회사나, 한달에 한번 응시료 비싼 시험 치르게 하는 ETS나, 쪽집게 학원을 찾아다니는 학생이나..."(아이디 redm**)
토익, 텝스 등 영어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해커스어학원이 '조직적인 문제 유출'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상당 수 수험생과 누리꾼들 역시 이번 사건이 해커스만의 문제가 아니며 시험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는 ETS(미국 교육평가원)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커스 측은 이메일에서 "토익 시험 문제 유출을 통해 족집게식 과외를 한 것이 아니라 토익 시험 응시를 통해 최신 기출 문제와 경향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연구자료로만 활용했다"며 "방법상 문제가 있는 부분은 인정하고 그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ETS에서 기출 문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학습자는 4만2000원을 들여 본 시험의 문제는 커녕 정답도 알 수 없고, 심지어 어떤 문제를 맞고 틀려 본인이 획득한 점수를 받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해커스에 대한 검찰의 수사 소식과 해커스 측의 해명이 전해지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는 이번 사안을 둘러싼 엇갈린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카페 '닥치고취업' 게시판의 한 누리꾼(아이디 상하이**)은 "대한민국 모든 토익 강사들이 시험장 가서 문제 외워오는 거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오히려 검찰이 응시료 올리고 일부러 성적 늦게 발표하는 ETS를 수사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아이디 KWON**는 "ETS가 문제 유출을 문제 삼기 전에 점수 발표나 빨리했으면 좋겠다"며 "(응시생들이) 얼마나 답답하면 시험 본 뒤 답을 맞춰보느라 난리겠느냐"고 되물었다.
반면 해커스의 문제 유출은 저작권 위반을 넘어선 중범죄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아이디 sgki**은 "토익 문제를 조직적으로, 불법적으로 빼돌리다가 적발됐는데 이 정도면 당연히 회사 폐업시켜야 되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Lynx**)은 "해커스가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자기변호식 사과문을 돌리고 있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해커스의 문제 유출은 시험만 잘 보면 된다는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hc20**)이라는 지적과 "이제 토익 시험도 바꿀 필요가 있다"(쉬엄쉬**)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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