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아버지 당신을…/ 소재원 지음/ 책마루/ 1만2000원
아차 싶었다. 잠시 잊고 있었던 책 한 권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바로 소재원의 '아버지 당신을…'이다.
저자는 '아버지 당신을…' 집필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아버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결혼을 안 한 서른 즈음의 저자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이유다.
'아버지 당신을…'엔 특별한 사연이 녹아 있다. 배우이자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인 최불암씨는 이 책의 추천사에 '자신의 재능을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있는 이 책의 작가는 말과 글만으로 많은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썼고, '조두순 사건' 피해자인 나영이의 아버지는 '세상은 여전히 어둡지만 나는 내 가족과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빛을 선물해줘야 하는 아버지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했다.
남들의 아픔에 이만큼이나 공감할 수 있는 건 저자 자신이 가진 아픔 때문 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최근 "2003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시각 장애 진단을 받은 뒤 시력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시각 장애 진단을 받고 30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던 그다.
그런 저자에게 희망을 안겨 준 것은 나병 환자들이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다시 펜을 들었다. 저자는 "점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마음으로, 또 글로 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비스티보이즈'의 원안 소설인 '나는 텐프로였다'로 이름을 알린 저자는 '아비', '밤의 대한민국', '살아가려면 이들처럼', '형제' 등을 쓰기도 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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