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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끝나지 않은 ‘최고 연봉’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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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이승엽-박찬호 [사진 =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태균-이승엽-박찬호 [사진 =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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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탄생은 많은 선수들에게 꿈과 목표를 심어줬다. 필자는 이 가운데 한 명이었다.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기 위해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렸다. 목표는 1993년 즈음 하나 더 늘어났다. ‘국보급 투수’ 해태의 선동열만이 유일하게 받았던 억대 연봉이다. 가난한 환경에서 배트를 휘두르던 필자에게 이는 더 없는 자극제였다. 야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야구에 발을 내딛은 이후 억대 연봉의 가치는 해마다 바뀌었다. 사회적 물가 가치가 상승하며 선수들의 연봉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여기에는 리그의 질적 성장, 국내 선수들의 해외 진출, 외국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의 가치 상승, 스포츠마케팅의 발달 등도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 어느덧 억대 연봉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몇몇 선수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란 옛말이다. 1군에서 뛰는 선수라면 누구나 억대 연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자. 지난해 11월 전북과 재계약한 K리그 이동국의 연봉은 12억 원 내외로 알려졌다. 함께 뛰게 된 김정우는 15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15억 원 시대는 최근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국내에 복귀한 한화의 김태균이 먼저 열어젖혔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일 가능성이 높다. 계약기간을 길게 잡지 않고 건네는 많은 돈으로 한화 구단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태균에게 ‘최고 연봉’이라는 수식어를 안겨줬고 앞서 제시한 과감한 투자 방침을 실천으로 옮기게 됐다.

사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다양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선수들의 연봉과 성적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성적에 따른 인상폭은 그 기준이 모호하다. 일정 선에 다다르면 인상될 수 없는 구조도 함께 안고 있다. 김태균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가정해보자. 내년 연봉은 뛰어오를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그 기준이 될 잣대는 과연 무엇이 될까? 어느 누구도 해답을 내기 쉽지 않은 문제다. 비슷한 나이 혹은 통산 성적이 비슷한 선수는 간접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애매한 건 매한가지다. FA 선수의 몸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그해 스토브리그의 흐름인 까닭이다.

김태균이 내년 15억 원의 연봉을 지켜내기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다수 야구 관계자들은 팀 우승과 홈런왕 타이틀을 모두 얻어야만 상승이 가능하다고 내다본다. 김태균의 도우미는 최진행이다. 최형우와 호흡을 맞추는 이승엽에 비해 다소 무게감이 떨어져 보인다. 팀 전력 또한 다르지 않다. 한화는 올 시즌 전력을 크게 보강했지만 우승후보로 거론될 정도는 아니다. 팀 내 변수가 될 만한 요소도 적잖게 안고 있다. 올 시즌 김태균의 어깨가 천근만근일 수밖에 없는 주된 이유다.
김태균이 올해 목표를 어떤 수치로 잡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여느 때보다 힘든 도전이라는 점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최고 연봉’ 수식어를 내준 이승엽, 박찬호의 발걸음은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인다. 선두를 쫓는 자는 늘 더 여유로운 법. 세 선수는 모두 내년 스토브리그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최고 연봉’ 수식어를 둘러싼 첨예한 대결은 그래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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