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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휴대폰 업계 "지식경제부 빠져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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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정부의 '보여주기식' 정책에 기업이 언제까지 들러리를 서야 합니까."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8월 구성한 휴대폰 특허 태스크포스(TF)에 대해 기업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의지도, 철학도 없는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지경부가 휴대폰 특허 FT를 구성한 것은 5개월 전. 특허를 헐값에 사들여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글로벌 특허 괴물에 맞서겠다는 취지였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에서도 각각 1명씩 TF에 참여했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지금까지 지경부가 한 일이라곤 특허 분쟁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 하나가 전부다. 생색만 내고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제조사들은 해도 너무한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한 제조사 임원은 "정부 정책에 토를 달면 미운털만 박히니 참여는 했지만 불필요하게 시간과 자원만 낭비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지경부의 무성의한 태도다. TF를 꾸렸지만 예산조차 편성하지 않았다. 시장 정보에 관심도 없었다. LG전자가 지난해 12월 특허괴물 인터디지털로부터 피소당해 떠들썩했던 사건조차 지경부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TF 관계자는 "애초에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정부의 헛발질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경부는 특허 TF를 구성한 지난 해 8월 정부 주도로 한국판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자 삼성전자, LG전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토종 OS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촌각을 다투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정부가 뭔가를 주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정부의 역할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고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다. 지경부가 특허 TF를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이때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처음으로 전 세계 휴대폰 판매량 1위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게 기업을 도와주는 일"이라는 기업들의 불만을 정부는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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