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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갤빠·애플빠 토론회의 정치적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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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미래기획위원회가 4일 개최한 '갤럭시 vs 아이폰 대격돌' 토론회는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이 먼 행사였다. '애플빠'(아이폰마니아)와 '갤스빠'(갤럭시마니아)간 경쟁이라는 포장이 한꺼풀 벗겨지면서 정치적 꼼수가 드러났다.

이날 토론회는 스마트폰 유저들의 의견을 청취해 정책에 반영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애플빠와 갤스빠간 논쟁이라는 흥행요소 덕분에 20~30대 젊은 층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이 자리의 주인공은 애플빠도, 갤스빠도 아닌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었다. 곽 위원장은 젊은이들 틈바구니 속에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캐주얼 차림에 아이폰과 갤럭시를 양손에 든 모습은 스티브 잡스를 흉내낸 듯 어색하기만 했다. 곽 위원장의 일방적인 사회 진행도 도마에 올랐다. 패널들이 주장을 다 펼치기도 전에 말을 끊기 일쑤였다. 그 바람에 패널들의 깊이 있는 논쟁을 들을 수 없었다.

주최측의 실수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아이폰 화면의 좌우가 바뀐데다 2년전 KT로고인 'SHOW'가 버젓이 찍혀있는 행사 포스터는 '성의의 문제'란 생각마저 들게했다. 이 와중에도 미래기획위원회측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적인 장단점 분석은 물론 스마트폰이 젊은 층 사이의 문화를 어떻게 형성했는지 격론을 펼치고 있다"며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이날 행사에 내심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토론회 취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스마트폰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마자 의도가 드러났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곽 위원장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애플빠'와 '갤스빠'를 만난 것은 선거를 의식한 쇼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마니아들이 반(反)여권 성향이 강한 만큼 스킨십을 통해 표심을 다지려는 속내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한 참석자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 등돌린 젊은층을 끌어안으려는 시도였지만 그마저도 볼썽사나웠다"고 꼬집었다. 요즘 유행하는 트위터 언어를 빌리면 "가카의 '남자' 곽승준의 꼼수?"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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