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오너경영 흔들릴 위기..SK "법정에서 의혹 풀겠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불구속 기소되면서 결국 횡령 등에 대한 의혹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SK그룹은 법정에서 확실하게 무혐의를 입증한다는 계획이지만 검찰의 대응도 만만치 않은 만큼 침울한 기색이 역력하다.
5일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최 회장은 검찰이 제기해온 의혹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해왔다"며 "향후 법정에서도 오해 및 의혹이 해명될 수 있도록 소명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중희)는 5일 최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최재원 부회장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이들은 출자금으로 결성된 투자조합 자금 중 750억원을 저축은행에 예금 명목으로 담보로 제공한 뒤 이를 개인적으로 대출받아 횡령했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또 SK그룹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보너스 형식으로 자금을 지급한 뒤 이를 되돌려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SK 계열사 자금 13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최 회장 불구속에 대해 검찰은 공범이라는 점과 SK그룹의 경제활동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즉 혐의에 대해 확신하나 경제적 영향으로 인해 불구속 기소를 했다는 것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이미 지난해 말 최 부회장 구속으로 그룹의 한축을 이미 잃은 SK그룹은 최 회장 형제가 모두 법정에 서게 되면서 1998년부터 지켜온 '오너 경영'이 사실상 마비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공판 준비와 참석 등으로 SK그룹의 해외진출과 신사업 등을 진두 지휘해온 최 회장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최 회장은 작년 한해 140일 동안 해외 사업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3일에 하루 꼴이다.
더군다나 작년말 하이닉스 인수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만큼 올해 강력한 추진력이 절실한 시기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에 있어서 최 회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불구속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최 회장의 경영활동에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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