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르노삼성 기술력이면 해볼만하다 생각했다"
프로보 CEO 취임 100일 소감 들어보니
-SM7 상승세···인지도 높이고 판매 주력
-향후 2년간 주요차량 부품 국산화율을 80%대로
-내년 SM3 전기차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것
[대담=아시아경제 김영무 부국장 겸 산업부장]“르노삼성 CEO로 온 지도 벌써 100일이 넘었습니다. 그동안의 소감을 언급하자면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내년은 올해와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2년간 부품 국산화율을 80%대로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은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의 소감과 향후 목표를 간결하지만 분명하게 밝혔다. 프로보 사장은 9월 초 르노삼성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프로보 사장이 한국에서 보낸 3개월은 짧지만 긴박하게 돌아갔다. 한국이라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기도 빠듯한데다 10월과 11월 내수판매가 급락하면서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특히 야심차게 출시한 올뉴SM7 판매가 부진한 점은 더욱 뼈아프다.
상황을 잘 알기에 다소 아플 수 있는(?) 질문부터 물었다. 처음 만나 어색한 분위기가 더 냉랭해지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기우였다. 그는 오히려 밝게 답했다.
“내수판매가 위축되는 추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서 향후 판매 트렌트가 급격히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경쟁은 심화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르노삼성은 현재 사업을 유지할 방침입니다. 품질에 집중해 10%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우리의 강점인 제품 서비스 부문에서는 톱이 될 것입니다. 이는 르노삼성의 DNA입니다.”
올뉴SM7 부진에 대해 프로보 사장은 “최고다. 디자인, 품질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월 1300여대 정도 판매되고 있는데 9월 사장 취임 이후 SM7 품질 수준이 최고인 것을 확인했다”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 고객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판매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로보 사장은 올해 우리 나이로 43세. 비교적 젊다. 르노삼성 CEO로 발탁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임 CEO와 나이차가 커 연륜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는 이에 대해 “르노삼성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주변의 걱정을 일축했다.
“르노삼성은 부임 전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부임 후 2가지 사항을 발견했습니다. 첫째는 한국의 자동차 시장 경쟁이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다는 점이고, 둘째는 르노삼성의 기술력이 상당히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각 부문별로 능력과 업무효율성이 뛰어났습니다. 단기간이지만 조직을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시장이 테스트마켓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견해도 밝혔다. 프로보 사장은 “르노 본사 입장에서 한국은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한국은 내수시장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최우선 시장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물론 르노삼성이 개선해야 할 점도 언급했다. 그는 이달 중순에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지었는데 “경쟁력 강화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액션플랜이 곧 공시되는데,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경쟁력 부문은 잘했는지 의문입니다. 환율과 시장 변동성이 취약한 만큼 이를 개선해 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르노삼성은 모기업인 르노-닛산에서 핵심부품을 공급받는데, 주로 일본에서 수입하다 보니 엔고에 따른 환손실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르노삼성의 영업이익률은 0.1%에도 못 미칠 정도였다.
환율 등 외부요인에 따른 최소화하기 위해 그는 “주력모델의 부품 국산화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내년 경영계획에 대해 그는 “내년 1월 임직원에게 먼저 알릴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 언급을 자제했다.
내년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변수가 워낙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프로보 사장은 “예측에는 신중한 편”이라면서도 “ 우리의 수출 물량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수출하는 국가 수가 60개국인데, 러시아의 경우 콜레오스와 래티튜드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러시아 이외에 다른 국가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인업 확대 계획에 대해서도 그는 할 말이 많았다. 르노삼성은 SM3부터 SM7, QM5에 이르기까지 무난한 스타일의 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델 수에 비해 판매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눈에 띄는 차가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프로보 사장은 닛산 큐브와 같이 향후 튀는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매우 클래식한 시장”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우리가 조사한 사실과 수치를 볼 때 한국에서는 전통적인 모양의 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사회적인 지위라는 인식이 강하고 고객들은 고기술, 고품질, 고사양을 좋아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아예 새로운 세그먼트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르노그룹에도 독특한 모양의 차가 있는 만큼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그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다. 인터뷰 진행하는 도중 전기차 얘기가 나오자 프로보 사장의 눈이 유난히 반짝였으며 대답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르노삼성은 내년 상반기 SM3 전기차를 부산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프로보 사장은 “판매 신장 방안에서 전기차는 전략적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르노-닛산 차원에서 르노삼성이 전기차 선도 업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시장이 전기차 발전에 적합하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그는 “국토 면적이 작아 주행거리가 비교적 짧은 데다 전기차 기술력이 뛰어나고 정부 시책과 지원이 잘 마련돼 있다”면서 “게다가 르노삼성과 같은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LG화학, SB리모티브 등 배터리업체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내년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해 5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를 대체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기술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냐가 중요하다”면서 “하나의 기술로 융합되지 않고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로보 사장은 최근 김반석 LG화학 부회장과 미팅을 가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는 “좋은 파트너십을 위한 것”이라면서 “서로 어느 정도 수준의 기술 공유가 가능한지 타진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점유율의 8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에 대해서는 “경쟁사에 대한 코멘트는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현대·기아차가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르노삼성도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시장에서의 경쟁에 대해 그는 “이미 성숙돼 있는 만큼 내수에서 성장할 여력은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한국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전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만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들이 스스로의 역량을 기를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최근 나돌고 있는 인력 유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한국기업의 평균 이직률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의 이직률은 1%를 훨씬 밑돈다”면서 “오히려 임직원들의 참여도와 충성률이 높고 실적 개선을 위한 자세가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사진=양지웅 기자 yang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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