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가 썰렁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에너지 절약 시책에 사무실이 춥고, 북풍(北風) 비상근무에 마음도 춥다.
그렇다고 드러내고 불평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에너지 절약 시책에 따라 민간에도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발이 시려워 개인 전열기를 몰래 들여놨다간 바로 압수, 몸이 아프거나 임신한 직원들도 눈치를 봐야 한다.
한 서기관은 "그나마 오후 6시 이후에 근무하면, 개인 전열기를 쓸 수 있게 해준 게 다행"이라면서 "이것도 장관이 대통령을 만나 간신히 허락받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보니 송년회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각 부처들은 잇따라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조촐한 점심 자리로 바꾸고 있다. 농림부는 19일로 예정했던 송년회를 29일 점심으로 변경했고, 고용부(19일)와 통상교섭본부(20일), 지경부(22일)와 공정위(22일)도 잇따라 송년회를 취소했다. 재정부도 27일로 잡았던 송년회를 취소하고, 26일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정국이 급변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1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직원들에게 시원하게 저녁 한 번을 살 수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