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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썰렁한 연말… 北風에 밤샘근무·송년회 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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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부 중앙부처에서 일하는 C과장은 요즘 감기를 달고 산다. 18도 이상 실내 온도를 올릴 수 없어 사무실엔 한기가 돌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정책 농한기(農閑期)에 때 아닌 밤샘 비상근무까지 하게 된 탓이다. 송년회는 커녕 청사 밖에서 밥 한끼 사먹는 것도 눈치 보이는 분위기. 크리스마스 즈음 연차를 내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던 계획은 일찌감치 접었다.

관가가 썰렁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에너지 절약 시책에 사무실이 춥고, 북풍(北風) 비상근무에 마음도 춥다.
요사이 정부 청사에서 핫팩과 무릎담요는 '완소(완전 소중한)' 아이템이다. 실내 온도가 18도를 넘어가면, 중앙 난방은 어김없이 스톱. '내복약(내복을 입어 실내 온도를 낮추라는 의미)'에 두꺼운 오리털 점퍼까지 동원해 버티고 있지만, 입김 나오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 건 고역이다.

그렇다고 드러내고 불평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에너지 절약 시책에 따라 민간에도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발이 시려워 개인 전열기를 몰래 들여놨다간 바로 압수, 몸이 아프거나 임신한 직원들도 눈치를 봐야 한다.

한 서기관은 "그나마 오후 6시 이후에 근무하면, 개인 전열기를 쓸 수 있게 해준 게 다행"이라면서 "이것도 장관이 대통령을 만나 간신히 허락받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연말 분위기도 찾아볼 수 없다. 갑작스러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전 부처는 비상대기 중이다. 행정안전부가 발령한 비상근무 4호에 따라 공무원들은 휴가를 자제하고, 과별로 최소 1명이 남아 24시간 비상근무를 해야 한다. 대북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부처나 과도 예외가 없다. 구내 식당은 저녁 시간에도 만원이다.

이러다보니 송년회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각 부처들은 잇따라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조촐한 점심 자리로 바꾸고 있다. 농림부는 19일로 예정했던 송년회를 29일 점심으로 변경했고, 고용부(19일)와 통상교섭본부(20일), 지경부(22일)와 공정위(22일)도 잇따라 송년회를 취소했다. 재정부도 27일로 잡았던 송년회를 취소하고, 26일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정국이 급변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1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직원들에게 시원하게 저녁 한 번을 살 수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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