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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맨' 박찬호 "마지막 경기 승리자 꿈꾼다"(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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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맨' 박찬호 "마지막 경기 승리자 꿈꾼다"(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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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한화에 전격 입단했다.

박찬호는 2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플라자호텔에서 한화 입단식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한화 구단은 박찬호와 1년 24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찬호는 19일 가진 구단과의 첫 만남에서 모든 계약조건을 구단에 백지위임하겠다는 뜻을 내놓은 바 있다. 한화 구단은 기본 연봉액수를 4억 원으로 책정했다. 옵션은 2억 원이다. 박찬호는 전액을 넘겨받지 않는다. 구단에 유소년 및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기부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화 구단은 이 점을 감안, 최대 6억 원 범위 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정승진 대표로부터 한화 유니폼을 건네받은 박찬호는 “그토록 원했던 한국무대에서 야구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신 김승연 구단주와 모든 야구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한국 선수생활 중에는 팀워크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우여곡절 끝에 한화에 입단하게 됐다.
어제(19일) 노재덕 단장, 이상군 운영팀장님 뵙고 식사를 하며 중요한 결단을 내리게 됐다. 우선 오늘 기자회견을 앞두고 갑작스레 유니폼을 제작해주신 분께 감사를 드린다. 밤새 잠도 못 잤을 것이다. 18년 동안 프로선수로 뛰며 언젠가는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 국가대표로 발탁돼 한국선수들과 팀을 이뤄 추억을 만들며 그리움은 더 한 것 같다. 국내 구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갖게 된 것 같다. 오늘 그 소망은 이뤄지게 됐다. 감격스럽다. 이런 기회를 얻는데 절차가 있었고 장애도 있었는데 자리를 마련해준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게 감사드린다. 특별법이라고 하는 걸 현실화시켜준 정승진 대표, 노재덕 단장 그리고 각별한 애착을 보여준 김승연 한화 회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뜻을 받아들여 열심히 뛰겠다. 팬들에게 즐거움과 메시지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기쁜 날이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갖고 응원해준 덕에 한숨을 자지 못했는데도 몸에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열심히 하겠다.

일본에서 적잖게 부상에 시달렸다. 현재 상태는 어떠한가.

완쾌했다. 시즌 뒤 꾸준하게 훈련을 소화했다. 허리와 하체 특히 햄스트링에 문제가 있었는데 모든 근원이 허리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강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번 달까지는 체력훈련, 유산소 운동, 러닝 등을 계속 해나갈 계획이다. 공을 던지는 건 내년 1월부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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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연봉인 2400만 원이라는 금액을 수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특별법이 통과된 13일 감사한 마음에 정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대표는 다른 사장들이 나를 좋게 평가해준다고 했다. 앞으로 야구선수로서만이 아니라 한국야구에서 어떤 역할을 해내달라고 했다. 충청 지역의 어린이 야구 발전에도 뜻을 함게 해줬으면 한다는 부탁도 들었다.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경기장에서 유쾌함을 전달하는 당연한 것들 외에 후배들에게 좋은 전례가 되고 교훈이 될 수 있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그것만이 한국야구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영광스런 기회를 얻게 됐는데 얼마를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환원하는지가 더 의미 있고 값어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구단도 박찬호라는 선수에게 얼마를 줘야하나 골치가 아팠을 것이다. 앞으로 한화와 무언가를 해내도록 노력하겠다. 앞서 임직원들이 한화 가족이 되었다고 축하해줬는데 그 일원으로서 해낸 첫 번째 일이 이 일(최저 연봉)이 된 것 같다. 부디 위임을 통해 좋은 기부가 됐으면 좋겠다. 사실 돈을 받지 않을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KBO에 선수 등록을 하려면 최소 연봉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신인 첫 연봉이 2400만 원인 것도 몰랐다. 얼마를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하면 한국야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나가겠다.

앞으로 어떤 보직을 맡게 될 것 같나.

아직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투수로 기용될 것이란 점이다(웃음).

본인이 연봉, 옵션 등을 모두 수령받아 직접 기부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얼마를 받는지를 놓고 협상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순수한 마음이 퇴색될 것 같았다. 구단에 위임하는 형태가 목적과 마음을 더 분명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겼다.

한화 구단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 생각인가.

투수와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이다. 나이가 적지 않아 부상을 보완하는데 보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짜야 할 것 같다. 계속 고민하고 관리해서 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즌을 목표로 하겠다. 맡게 될 보직은 한대화 감독 감독과의 상의, 시범경기 등을 통해 정해질 것 같다. 다양한 기회를 주실 것 같다. 한 감독이 기자회견을 찾기 전 “내년 이맘 때쯤 골든 글러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답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선수들을 돕는다면 좋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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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시즌 이후의 계획을 생각해뒀나.

(고개를 가로저으며)전혀. 일단은 내년만 생각할 것이다. 시즌을 마치고 난 뒤 한 시즌을 더 할 지도 모른다(웃음).

한국무대 첫 해 목표가 있다면

어느 리그를 가든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의 감격은 챔피언이 되어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그래서 내게는 더욱 간절하다. 필라델피아에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는데 우승은 좌절됐지만 감격적인 느낌을 받았다. 가을잔치에 참여해 한화를 챔피언으로 이끈다면 엄청난 선물이 될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같은 마음이겠지만 여전히 마지막 경기의 승리자가 되는 걸 꿈꾼다.

올 시즌 한솥밥을 먹었던 이승엽과의 대결이 관심을 모으는데.

김태균이 그것 못지않은 볼거리가 될 것이다(웃음). 이승엽뿐 아니라 모든 타자들이 경계대상이다. 소홀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이승엽은 세계에 국내 야구 위상을 널리 알린 타자다.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다. 사실 벌써부터 많은 의식이 된다. 이승엽에게 “홈런을 칠 바엔 안타를 쳐 달라”라고 부탁했다. 야구팬들이 우리의 대결을 보기 위해 많이 경기장을 찾았으면 좋겠다.

적잖은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로 대비하는 것이 있다면.

어려운 환경에서 좋은 결과도 나오는 법이다. 낯설고 그간 습득했던 것과 다른 문화를 맞을 것이다. 간접적으로 접하긴 했지만 이해하는 기간이 길지 않았다. 기술적인 부분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그것이 팀에 기여하는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코치와 매니저를 통해 팀워크를 다지고 선수들이 단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세부적으로는 단단한 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리그의 투타 수준이 어떻다고 보나.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국제대회 등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맞았다. 야구 선진국들과의 대결을 통해 발전을 거듭했고. 한국야구의 디테일한 부분을 일본리그를 경험하며 대비할 수 있었다. 몇몇 선수들의 성향을 따라하고 배우려고 한 것이 적잖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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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지 않은 과정을 거쳐 국내에 돌아오게 됐다. 부담이 적지 않을 듯한데.

부담은 없다. 오히려 설렌다. 후배들이 이렇게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생하는 선수들이 직접 찾아준 것만으로도 부담을 느낄 수 없다. 이건 고마운 일이다. 자신감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 고마움이 꼭 열매를 맺어 좋은 결실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을 때의 부담이 없진 않을 것 같은데.

처음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과거 리그를 경험한 선수가 없었다. 한양대는 물론 가족 모두가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때 받은 공포와 두려움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 두려움을 가진다. 그것을 길게 가지고 가면 실패의 원인이 된다. 자신 있게 마운드로 향해야 좋은 성적도 나게 마련이다. 그간 많은 좌절과 기쁨의 시간이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시련들은 성숙된 야구로 보여질 것이다. 두려움은 없다. 나 자신을 조절하는데만 집중하고 싶다.

한국과 미국 선수단의 문화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걱정할 것까진 없다. 구단 프런트나 한 감독과의 잦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완해나갈 것이다. 나는 배우는 입장이다. 빨리 문화를 습득해 팀워크가 다져지는데 도움이 되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경기력은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다.

앞으로 대전이나 충청도에서 야구캠프 등을 열 생각인가.

당연하다. 보람되고 유쾌한 시간이 될 것이다.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아이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꼭 동참할 생각이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처음에는 아내가 “한국에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느냐”라고 했다. 옆에서 남편을 지켜보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국은 허락을 해줬다. 아내가 한국문화를 잘 익히고 있다. 이제는 한국말도 곧잘 한다. 최근 요리책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도시락을 싸주기도 했는데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고민한다. 그런 아내가 늘 자랑스럽다. 오늘 아침 부산한 분위기 속에서도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을 챙기고 내게 힘을 내라고 응원해줬다. 어머니도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야구장에 많이 오셔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너 같은 애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모르지만 자랑스럽다”라고 해주셨다. 그 말에 큰 용기를 얻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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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서 61번을 달게 됐는데.

텍사스, 필라델피아 등에서 모두 달았던 번호다. 고마운 일이다. 시작과 끝을 61번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 한때 아이들에게 61번이 인기 있는 번호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구단에서 61번을 달던 선수가 양보를 해줬다고 하던데 한 턱 제대로 쏴야겠다.

언제부터 한화 복귀를 생각했나.

사실 야구를 시작한 건 OB 베어스를 보면서부터였다. 한화는 중고등학교를 진학하며 앞으로 뛰어야 할 팀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한 구단이다. 오렌지색 유니폼을 늘 큰 꿈으로 잡았는데 한양대 진학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계기로 이어지게 된 것 같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고국에 대한 향수를 많이 느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그 경로로 고려한 건 항상 한화였다. 다른 구단에서 뛰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고향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마음속에 늘 오렌지색 유니폼을 가지고 있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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