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선물투자 관련 회삿돈 횡령·배임 의혹을 사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51)이 고강도 밤샘 조사 끝에 귀가했다. 최 회장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검찰의 사법처리 수위 조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최 회장을 서울 서초동 지검청사로 불러 SK그룹 계열사의 베넥스 투자금이 선물투자에 빼돌려지는데 개입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이날 오전 9시25분께 검찰에 출두한 최 회장은 장장 20여시간 동안 강도높게 조사받았다. 조사를 마친 최 회장은 “소명할 만큼 소명했다”고 짧게 답한 뒤 다음날 오전 5시35분께 귀가했다.


검찰은 SK그룹 계열사가 베넥스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500여억원이 빼돌려지는 과정에서 최 회장의 지시 혹은 사전 보고가 있는지 캐물었으나 최 회장은 본인의 재력 등을 근거로 혐의점에 대해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통해 2008년 10월 SK그룹 계열사에서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497억원이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46)의 차명계좌를 거쳐 최태원 회장의 개인 선물투자에 동원된 사실을 확인했다.


최 회장은 이와 별도로 임원에게 지급될 성과급을 과다지급한 뒤 일부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두 차례 소환조사 끝에 혐의를 시인한 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48)이 자금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다만 SK그룹의 임원인사를 비롯한 투자계획 등 주요 현안이 사실상 경영공백을 맞은 상황에서 이들 형제를 모두 사법처리하기는 곤란하다고 판단해 사법처리 수위 조절에 고심하고 있다. 최 회장이 앞서 분식회계와 관련해 형사처벌 전력이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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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최 회장에 대한 조사내용을 검토하는 대로 회삿돈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로 이들 형제를 재판에 넘기되 자금 흐름을 주도하고 일부 혐의를 시인한 동생 최 부회장은 구속기소, 범행을 공모했거나 최소한 직간접적 개입 의혹을 사고 있는 형 최 회장은 불구속 기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K계열사 투자금의 자금흐름을 쥐고 있던 김 전 베넥스 대표는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기소됐다. 최 회장 형제가 법정에 서게 될 경우 사안의 성격상 김 전 대표 등과 함께 한 법정에서 심리를 받을 공산이 크다. 검찰은 또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대행한 김원홍씨에 대해서도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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