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시간끌기' 소송 채비
내년 약가인하 앞두고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정부가 내년 보험의약품 가격을 평균 14% 내리는 정책을 입안예고 한 가운데 제약사들의 소송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무리한' 약가정책에 '시간끌기' 전략으로 응수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협회 회원사 190여곳 가운데 150여곳이 약가인하 소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김앤장·세종·율촌·태평양 등 대형로펌 4곳과 로앤팜이 제약사들을 상대로 소송 관련 설명회를 마친 상태다.
이번 '약가인하 소송'의 목표는 고시의 '집행정지'다. 특히 1~2월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작업을 마무리 한 후 4월 1일자로 나오는 약제급여목록 개정안이 대상이다. 구체적인 약가인하 피해 규모가 파악되는대로 소송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약가인하 집행정지 및 취소소송의 법률적 근거로는 ▲포괄위임 금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박탈 ▲약가인하의 공익과 제약사의 손해 비교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량권 남용 등이 거론된다.
한 법률사무소 대표는 설명회에서 "고시가 시행되면 손해를 회복하기 힘든 만큼 집행정지가 관건이다. 일단 집행정지만 되면 기존 약가가 유지된 상태에서 1심을 받을 수 있다. 미리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고 집행정지를 이끌어내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소송은 '고시가 나오자마자' 제기될 전망이다. 제약사들이 목표로 삼는 내년 4월 개정안에 대한 고시의 경우 시행 1~2주 전 해당 제약사에 확정된 약가인하 금액이 통보된다. 때문에 빠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 중순 고시가 나오는 대로 소송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다수의 품목이 인하되는 만큼 최소한 2주의 시간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집행정지에 지고 나서 본안에서 이길 가능성은 낮아 3월 안에는 집행정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제약협회는 공동 소송 참여여부를 확인, 오는 20일쯤 구체적인 소송방법과 소송대리인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일 일괄 약가인하를 골자로 하는 '약가제도 개편을 위한 세부규정(고시)'을 입안 예고했다. 현재 40일간의 행정예고 기간이 끝나 22일 국무총리실의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규개위를 통과하면 내년 1월1일자로 약가인하가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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