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민간은행은 살린다. 그러나 국가 구제는 내 몫이 아니다"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8일(현지 시각) 집행이사회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ECB는 국제통화기금(IMF)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ECB가 직접 기금을 출연하는 것은 어려우며, 이탈리아 등에 대한 국채 매입도 무한정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이번 집행 이사회에 앞서 독일, 프랑스 등과 밀접하게 논의했다고 인정했으나, 독불이 제안한 재정 감시안이나 조약 수정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또 IMF에 기금을 출연해 유로존 국가들만을 지원토록 하는 것은 유럽조약에 어긋난다고 밝혀, 사실상 IMF 개입 가능성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드라기 총재는 ECB가 향후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번 ECB 결정 가운데 자산담보부증권(ABS)에 대한 담보 가능 등급을 낮추고 은행에 대한 장기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키로 한 것은 유동성 위기와 부실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는 유럽계 은행에 대한 대규모 자금공급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물가를 압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온 부실 남유럽 국가의 국채매입에 대해서 드라기 총재는 '무한정한 것이 아니'라고만 했을 뿐, 특별한 언급이 없어 국채 매입 확대를 기대해 온 금융시장에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날 발표된 ECB의 유동성 공급 조치는 사실상의 양적완화(QE)에 해당하지만, 금융시장이 요구해온 '최후의 보루로서의 대출자'의 역할인 국채 매입 확대 조치는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9일의 유럽연합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시장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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