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스위스공군이 30일(현지시간) 미국제 F-5 ‘타이거II’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스웨덴 사브그룹의 ‘그리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스위스정부는 내년초 의회승인을 받아 전투기 조달에 나선다. 스위스내 반응은 찬반이 엇갈렸다.


◆스위스 그리펜 22대 31억 스위스프랑에 구입키로=스위스 인포테크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욀리 마우러(Ueli Maurer) 국방장관의 추천으로 미국 노드롭 그루먼사의 F-5타이거 전투기 대체기로 스웨덴 사브사의 ‘그리펜’을 선정했다고 1일 보도했다.

스위스는 현재 단좌기인 F-5E 42대와 복좌기인 F-5F 12대,F/A-18 호넷전투기 33대를 운용하고 있다.F-5F는 76년,F-5E는 78년 취역해 수명주기 30년을 넘어섰다.


스위스의 F-5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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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러 장관은 22대 총비용이 약 31억 스위스프랑(미화 34억 달러.한화 3조8250억원) 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용이 더 들었다면 10만명의 병력운용과 장비 현대화 비용도 부담해야 하는 전체 국방예산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는 2015년부터 전력화에 들어가 2017~8년에 전력화를 완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위스는 이번 선정에서 사브의 그리펜, 다소의 라팔,범유럽 방산 컨소시엄인 EADS의 유로파이터를 놓고 신중히 검토했다.


스위스 정부는 사브 그리펜 선정과 관련,“군의 요구조건에 맞고, 재정으로도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리펜이 최첨단 전투기여서 선택한 게 아니라 스위스 사정에 가장 적합한, 다시 말해 셋중 값이 싼 전투기여서 선정했다는 것이다.


FT는 그리펜이 값이 제일 쌀 뿐만 아니라 사용기간 동안 운영유지비도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선정됐다고 전했다.


마우러 장관은 일부 항목에서 그리펜은 다른 전투기보다 탁월했다고 말했으나, 평가항목을 비공개로 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어느 항목인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스웨덴 사브사의 그리펜 전투기

스웨덴 사브사의 그리펜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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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펀치력 자랑하는 다목적 전투기 그리펜=그리펜은 스웨덴 사브사가 개발한 다목적 전투기로 스웨덴 공군을 비롯, 체코공화국과 헝가리,남아프리카공화국,태국이 도입했다..

1명의 조종사만 타는 단좌형 전투기로 다목적 전투기다. 사브 35 드라켄과 사브 37 비겐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전투기로 1997년 처음 취역했다.


그리펜은 유사 전투기에 비해 크기가 작지만 최고 속도 마하 2에다 폭탄과 미사일 등 8개의 무기를 장착하며, 27mm 기관포를 장비하고 있어 나름 펀치력이 강한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공대공,공대지,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토러스 KEPD 350 시스템은 장거리에서 벙커와 지하에 있는 견고한 구조물과 대형 레이더 시설을 격파하도록 설계된 최첨단 미사일 시스템으로 보잉의 SLAM ER에 비견되고 있다.


2011년 현재 총 264대의 그리펜이 인도됐거나 주문을 받았다. 단좌기로 개발됐지만 복좌형도 수출됐다.


스위스가 구매하기로 한 그리펜 NG형으로 기존 전투기를 기반으로 새로 개발해서 스위스에서 조립하기로 했다.


사브는 회사 홈페이지에서 “선정된 데 대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밝혔다.


하칸 부스케(Hakan Buskhe) 최고경영자는 “스위스의 기종선정은 사브가 국방과 보안산업에서 시장 선도자이며, 그리펜이 돈값어치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세계정상급 전투기라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은 지속가능한첨단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출사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하는 양국간 장기제휴관계가 만들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브 주가는 이날 10.96% 상승했다.


◆다소와 EADS 갈곳이 없다=스위스가 그리펜을 선정함으로써 경쟁에 나섰던 다소와 EADS는충격을 받았다.


특히 다소의 라팔 전투기는 지금까지 단 한 대도 수출하지 못했다. 126대의 차기 전투기 구매사업을 벌이고 있는 인도에 제안서를 제출해놨지만 EADS의 유로파이터와 치열하게 경합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EADS대변인은 AFP통신에 “당연히 실망스럽지만 스위스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회사가 스위스에 제안한 유로파이터는 세계 최첨단 전투기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소가 참여한 라팔인터내셔널 컨소시엄도 “스위스는 라팔의 성능을 알면서도 이를 선정하지 않았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고 “라팔의 성능은 하도 탁월해서 더 적은 숫자의 전투기로, 비용을 비슷하게 들이고도 작전 요구를 충족시켰을 것”이라고 밝혔다


역동적으로 날고 있는 스웨덴 사브사의 그리펜 전투기

역동적으로 날고 있는 스웨덴 사브사의 그리펜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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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내 반응 엇갈려=구매 소식에 대한 스위스 내 반응은 엇갈렸다.


신속한 구매결정을 촉구해온 스위스장교회와 우파정당인 인민당 진영의 신문들은 정부의 결정을 “새 전투기 획득과 군에 대한 의회 결정에서 진일보한 조치”라고 환영했다.


이들 신문들은 그리펜의 성능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군 장교들은 그리펜이 “현대 공군이 원하는 성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측은 대체장비 부족을 이유로 그리펜 구매로 군의 다른 비용이 희생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중도우파인 기독민주당(CDP)은 새 전투기 필요성에 대해서는 당내 이견이 많았다고 스위스통신사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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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구매 반대론자들은 전투기 구매 결정은 유권자들에게 맡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전시민단체인 ‘군대없는스위스를위한단체’(GSoA)와 녹색당은 필요하다면 구매중단을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앞서 투표에 필요한 10만 명의 서명을 모았으나 정부가 전투기 구매를 연기하겠다고 밝표하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녹색당은 그렇더라도 이번 결정에서 일말의 희망을 발견했다. 녹색당은 성명에서 “그리펜은 공군에게는 명단의 제일 아래에 있었다는 것은 ‘공개된 비밀’(open secret)이었다”면서 “어떤 것이든 전투기를 사고 싶어하지 않는 정부가 그리펜이 의회의 지지를 가장 적게 받을 기종이라는 것을 알고 선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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