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Special]건국대 MOT MBA, "강의실이 곧 생산현장"
개발중인 제품 직접 들고 나와 발표...이공계 CEO의 산실
[아시아경제 박은희 기자]"기술경영은 제품의 개발단계부터 제조,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수평적으로 바라보는 작업이죠."
지난 18일 건국대학교(총장 김진규) MOT(Management of Technology) MBA '신제품 개발 관리' 강의에 나선 임채성 교수는 기술경영에 대해 묻자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학생들에게 과정 중심으로 볼 것을 강조했다. 신제품 개발 경영에는 아이디어, 개발, 제작 뿐만 아니라 재무관리, 회계, 마케팅 등 모든 분야가 연결돼 있지만 그 사이에는 빈틈도 많다는 것이다. 그 빈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해결해야 할 사람은 바로 'MOT MBA'를 배우고 있는 '기술 경영자'들의 몫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기술경영의 성공적인 예로 임 교수는 미국의 심장박동기 제조사인 '메드 트로닉'을 언급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여러 의료기기를 생산하며 승승장구하던 메드 트로닉사는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힌다. 제품개발이 늦춰지고 개발ㆍ생산비가 느는 등 적자 상태가 지속되면서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할 정도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제품 출시 과정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는 점에 있었다. 1996년 이 회사를 맡게 된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스티븐슨은 이 점을 간파하고 즉각적인 제품 개발 및 조직 개편에 나섰다.
제일 먼저 그가 한 것은 '플랫폼 전략'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요구를 담은 제품보다 소비자 일반을 위한 공통적인 부분(최소 사양)을 먼저 개발한 후 차후에 다른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심장 박동기에 필요한 요소인 쳄버의 경우, 싱글 쳄버를 먼저 연구ㆍ 개발한 뒤 듀얼 쳄버를 만드는 방식으로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이전에는 소비자를 위한 모든 특성이 담긴 제품을 만든 후, 전혀 다른 요구를 위한 제품을 만들면서 제품간 연관성이 없어지고 개발 비용 및 기간의 낭비가 초래됐었다.
이 외에도 마이크 스티븐슨은 제품출시 전 과정을 명확화하고 각 단계에 대해 목표시간을 부여해 제품개발 및 제조시간 및 비용을 줄였다. 임 교수는 "상대적으로 제품개발이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이나 비용 등에 있어서 부담이 되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과감히 채택하지 않았던 것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스 사례 뒤에는 학생들이 팀별로 개발 중인 제품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거치대를 준비 중인 한 팀은 "소비자의 수요 분석 후 프로토타이핑을 하던 중 큰 산을 만났다"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를 생각해보니 제품 특성이 규격화된 것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장치나 의자, 유모차 등 기본 틀에 대한 변수가 많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페어차일드 6년째 직원으로 MOT MBA 2학기째인 송기탁(40)씨는 "MOT MBA는 공학도 출신이 경영학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라고 전했다. 그는 "이공계열에서 필요한 제품개발 준비부터 제품 출시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영이슈로 배울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현재 맡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다른 과정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제안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의실에서 제품개발 전반에 대한 과정을 이해하는 동시에 직접 제품 개발에 뛰어들어 볼 수 있는 건국대 MOT MBA는 2년 4학기제로 목요일과 금요일에 수업이 진행된다. 모집정원은 30명으로 지난해 처음 신입생을 모집해 2011년 현재 1기와 2기 학생 24명이 과정을 밟고 있다. 매 해 3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며 2년간 45학점을 이수해야 MOT MBA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한 학기 등록금은 736만원이다. 지원자격은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직장 경력 5년 이상자와 영어성적 우수자를 우대한다. 건국대의 경우, 10월~12월 사이 3차례에 걸쳐 신입생을 모집하므로 자신의 일정에 맞춰 지원할 수 있다. 입학지원서는 인터넷(www.uway.com)을 통해 접수하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mba.konkuk.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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