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시장 전문가들은 거래 부진과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12월의 '산타랠리'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유로존 재정위기가 심화될수록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 이달 말~다음 달 초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지수의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최근 코스피 수급 동향에서는 2가지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7거래일 연속 매도하고 있다는 것과 코스피 거래대금이 큰 폭 감소하면서 프로그램 매도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10월 말 5거래일 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이 7조3000억원이었는데 이달 25일에는 4조2000억원에 그쳤다.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질 지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유럽 재정위기다. 단기적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매입이나 유로본드 발행 등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국채 발행이 이어지며 시장의 우려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 지역의 유동성 위축으로 인해 한국 관련 이머징 투자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다. 결국,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에서의 '팔자'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높지 않다. 12월은 보통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달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나 연말 휴가 등의 계절성을 고려하면 12월 거래량 감소 패턴이 올해에도 반복 될 가능성이 좀 더 높아 보인다. 12월의 기대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주식을 사야한다면 중소형주 대비 부진했던 대형주가 낫다고 생각한다. 반등 시 대형주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유럽 재정위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채 유통과 발행 시장에서의 국채 금리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국가들의 자금 조달과 재정건전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ECB가 국채 매입을 통해 방어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무한정 국채 매입'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ECB의 해결사로써의 역할도 얼마 남지 않았다. ECB는 국채를 사고 시중은행으로부터 초단기 수신을 받아 시중 통화량이 증가하는 것을 억제하는데 초단기 수신이 무한정 늘어 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독일의 결단을 재촉하고 있다. 오는 29~30일 EU재무장관회담과 다음달 8일 ECB통화정책회의, 9일 EU정상회담과 같은 중요한 일정이 남아있는데 독일과 ECB가 어떤 입장을 보이는지가 전세계 금융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는 이번 주 초 변동성이 높아지며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주 중반 이후에는 유럽 위기 해결책 마련에 대한 기대감과 리스크 지표의 하락을 바탕으로 낙폭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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