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의 국채 입찰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유럽공동채권(유로본드) 발행안에 대한 협의도 난항을 겪고 있어 당분간 높은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간밤 미국 증시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했고 유럽 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영국 증시가 0.24%, 독일 증시가 0.54% 하락했고 프랑스 주식시장은 전일 대비 0.18포인트 하락,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기대를 모았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의 만남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낙폭을 키웠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본드 발행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 이유는 먼저 이전에 급격한 외국인 매도세를 촉발했던 원인 중 하나인 원·달러 환율의 상승 속도가 그리 가파르지 않다는 점이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한국의 달러 유동성 환경은 한결 단단해졌다. 유럽발 재정 건전성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동 및 중국계 자금의 한국 증시 유입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자금은 2009년 이후 꾸준히 국내 증시를 순매수하고 있다. 물론 이들 자금이 국내 전체 외국인 매수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 수준에 불과했지만 유럽계 자금 연간 순매도 금액만 10조원에 달하는 현시점에서는 나름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가격의 상승 속도가 제한적인 반면 국제 유가는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여전히 위험자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재차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수적 투자전략을 짜는 게 좋겠다. 25일 80억유로 규모 6개월 만기 이탈리아 국채 입찰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의 국채 입찰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국채 입찰 부진은 국채 금리의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최근 유럽국채 입찰 부진은 유럽은행들이 국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 데다 유럽 국채에 대한 기피현상이 나타났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행시장에 개입 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역할 확대를 통한 유럽 부실국가 지원안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 최근에는 유로본드 발행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독일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유로본드가 발행되면 독일의 이자부담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당분간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글로벌 증시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는 극단적으로 높아진 위험과 악화된 투자심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어 추가 급락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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