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밑 신비의 산맥 '감버트세프스' 비밀 풀리다
[아시아경제 백재현 기자]남극 대륙 한복판 두꺼운 얼음 밑에 누워있는 거대한 산맥 감버트세프스.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한 산으로 불리며그 생성과정에 의문을 가져온 과학자들의 오랜 궁금증이 마침내 풀렸다.
영국 BBC는 17일 '감버트세프스 유령 산맥 미스트리 풀리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고 조사에 참가한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산맥의 생성 과정을 설명했다.
감버트세프스는 길이 800Km에 달하는 산맥으로 유럽의 알프스 산맥 크기와 맞먹는다. 4000미터 두께의 어름 밑에 완전히 묻혀있다가 1950년대 후반 소련 탐사팀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그 때까지 남극 대륙 깊은 곳은 평평할 것이라고 믿었던 과학자들은 이 산맥의 등장에 깜짝 놀랐다.
일반적으로 산맥은 두가지 이유로 만들어진다. 첫째, 대륙충돌이다. 그러나 남극에는 충돌할 대륙이 없다. 둘째는 하와이 처럼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남극 빙하밑 어디에도 화산활동을 일으킬 열지점이 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같은 이유로 남극 밑 이 거대한 산맥은 생성의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신비'의 상징이었다. 이에 미국 영국 등 다국적 과학자들은 남극 감버트세프스 지역(AGAP:Antarctica's Gamburtsev Province)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이 산맥의 베일을 벋기려고 애써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결국 이 산맥의 생성이유가 대륙충돌이 1차적 원인으로 밝혀진 셈이다.
조사단이 최근 네이처지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감버트세프스의 형성의 시작은 10억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아직 지구에 복작한 생명체가 생겨나기도 전이었다.
이 시기에 오늘날 로디니아(Rodinia)로 일컬어지는 거대한 땅덩어리가 충돌해 지각을 밀어 올렸다는 것이다. 로디니아는 약 10억년에서 7억년 전에 생겨 약 6억 년 전에 분열했다고 여겨지는 초대륙이다. 이는 판게이아 대륙 이전에도 초대형 육지가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형성된 감버트세프스는 이후 1억년에 걸친 침식으로 꼭대기 부분은 사라지고 바닥만 남는다. 세월은 흘러 다시 2억5천만년에서 1억년 전 지구상에 공룡들이 어슬렁 거리고 있을 때, 지각은 바닥이 갈라져 그 부력으로 다시 한 번 땅이 융기했다. 지각의 분열은 차가운 남극 바닥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셈이다. 융기된 지형은 이후 강과 빙하로 인해 깎이고 패이면서 골짜기가 만들어졌다.
감버트세프스가 오늘날의 위치로 자리 잡은 것은 3500만년전 쯤 빙하가 확장되고 합쳐지는 과정에서 남극의 동쪽 부분이 형성될 때 그 대륙 가운데로 몰려들어 간 것이다.
미국 탐사팀 책임자인 컬럼비아 대학교 러몬트-도허티 지구 관측소 로빈 벨(Robin Bell)박사는 "이 발견은 왜 오래된 대륙 밑에 젊게 보이는 산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오리지널 검버트세프스는 아마 완전히 사라졌다가 되살아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산맥을 조사하는 일은 믿기 어려울 만큼 힘들었지만 마침내 우리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남극 조사단의 영국 책임자인 파우스토 페라치올리(Fausto Ferraccioli)박사가 BBC에 한 말이다. 그는 AGAP프로젝트의 책임자다.
조사단은 그동안 비행기와 레이더를 이용해 얼음밑에 숨어 있는 산맥의 지도를 제작해 왔다. 이 과정에는 지역 중력 및 자장측정 기기, 지진측정계 등도 동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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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구팀은 또 조만간 이 산맥의 바위 샘플을 채취할 계획이다. 현재 두껍고 오래된 얼음층을 뚫기에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얻게될 샘플속에 갇혀있는 공기를 연구하면 오래전 지구의 대기 환경과 온도, 대기중 이산화 탄소 농도 등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또 현재 과학자들이 확보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남극 얼음보다 최소 20만년 이전의 얼음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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