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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달이다] "용기 달라지면 맛도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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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준호 동원F&B 생산지원팀 차장

'포장의 달인' 동원F&B 선준호 차장.

'포장의 달인' 동원F&B 선준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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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포장개발이란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그릇이 좋아야 음식 맛이 좋고, 잔이 좋아야 술 맛이 산다'는 말처럼 내용물을 담는 용기에 따라 빛을 더 낼 수 있느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것이죠."
지난 10일 만난 동원F&B 생산지원팀의 선준호 차장(45)은 포장개발 업무를 이같이 정의했다. 그를 만나러 가기 전 막연히 포장은 '내용물을 싸는 것' 정도라고 여겼던 평소 생각에 대한 대폭 수정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선 차장은 지난 1997년부터 15년 동안 동원F&B에서 나오는 각종 식품들을 담는 용기를 개발해온 포장개발 전문가로 16년 전 처음 포장개발 업무에 뛰어든 이후 한 번도 눈을 돌리지 않고 오직 한 우물만을 파왔다.

이 같은 노력은 그를 2008년 '포장기술사'라는 자리에까지 오르게 했다. 포장기술사는 포장분야의 전문기술지식과 응용능력을 갖추면서, 현장실무에도 능한 최고의 포장기술 전문가로 국내에도 총 96명만이 존재한다.
"포장은 말없는 세일즈맨입니다.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 매출로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그래서 단순히 제품만을 팔아서는 안 되며, 소비자가 반드시 상품가치를 구매할 수 있는 패키지를 개발해야 하는 것입니다."

1997년 동원F&B로 그가 왔을 당시에는 포장개발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 신제품이 개발되면 외주제작을 통해 포장일을 맡기는 것이 전부였던 것. 그래서 그는 오자마자 동원F&B의 모든 제품에 대한 포장을 표준화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이는 포장이란 단순히 겉모양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원가적인 면을 고려해 어떻게 하면 비용이 적게 들면서 최대의 가치를 가지게 하느냐는 점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1년을 꼬박 매달린 작업은 결국 이듬해인 1998년 대한민국 물류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보답받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속이 상했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못 받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만큼 물류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오히려 상을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동원F&B가 2009년 7월 리뉴얼해 선보인 고급 유지 브랜드 '노블레'의 용기에 적용된 '쉐프캡(Chef Cap)'도 그가 자랑스러워하는 작품 중에 하나다. 심미적인 측면을 물론, 기존 제품과 달리 뚜껑에 기름이 묻지 않도록 해 더욱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소비자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리뉴얼 이후인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120억원을 기록, 이전인 설 선물세트 매출 90억원에서 25%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가 포장개발로써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신제품이 개발되면 포장을 만들고 디자인을 통해 옷을 입히는 것처럼 협업을 통해 가능한 것이죠."

선 차장은 대화 내내 본인 혼자만의 공으로 집중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며 협업으로써만 가능한 점임을 강조했다. 이어 현재 회사 내에서 포장개발을 맡고 있는 직원이 자신과 후배 등 총 2명뿐이라며 포장개발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 조직을 확대하고 싶은 마음도 살짝 내비췄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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