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바닥 黨心 칼가는 소리 들린다
여의도연 '물갈이' 문건
당 지도부 "시기상조"
후발대권주자들 강력 요구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한나라당에 '공천 물갈이론'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고령 의원들은 자진해서 출마를 포기해야 하고 새로운 인물을 대거 영입해야한다"는 여의도연구소 전략 문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부터다. 문건은 "내년 총선 필승 전략의 핵심은 인물론"이라며 "대대적인 외부인사 영입으로 불리한 선거환경을 극복해낸 15대 총선(1996년)과 고령의원 20여명이 자진 출마포기를 선언한 17대 총선(2004년)을 벤치마킹해야한다"고 했다.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친박계 이해봉 의원은 문건에 대해 "당의 위기가 오고 총선이 가까워지면 늘 해괴망측한 논리가 나온다"며 "영남지역 국회의원들은 공짜로 당선됐느냐, 거기도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반발했다. 친박계 이경재 의원(4선)도 "한미 FTA 처리를 앞두고 사분오열시키는 내용을 하필이면 왜 직전에 내놓냐"고 비판했다.
공천 물갈이론에 관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당 지도부도 때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 직후 당 쇄신 방향을 정책에 맞춘 박 전 대표는 8일 "순서가 잘못됐다. 지금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며 "지금은 국민이 힘들어 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의 삶에 다가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차단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당력을 모아야 하는데 (공천 물갈이는) 의원들 허파만 뒤집어 놓는 이야기"라며 "나이 많은 의원들은 다 집에가란 말이냐. 지금은 공천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주말 청와대에 연판장 전달했던 쇄신파 중 한명인 김성식 의원도 "청와대의 사과, 정책쇄신이 우선해야지 사람만 바꾼다고 문제의 본질을 덮을 수 없다"며 "(공천 물갈이는) 나중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물갈이론은 쉽게 수그러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 정몽준 전 당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잇달아 인적쇄신을 강조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이나 영남 지역에서 50% 이상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장관도 "내년 농사를 잘 지으려면 객토해야 한다"며 지도부 교체ㆍ인적쇄신을 언급했다. 정 전 대표 역시 "4년에 한번 하는 인사이므로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이 바뀌는 게 좋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최근 "박근혜 당 대 표 같은 힘있는 분들이 전부 나와 (지도부에) 참여해야 한다"며 박근혜 당 대표론을 수차례 거론했고 "나도 역할이 있다면 하겠다"며 전당대회가 열리면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었다.
친이계 후발 대선주자들의 인적쇄신의 핵심은 조기전대론과 공천물갈이다. 당의 세력판도가 바뀌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란 셈법이 깔린으로 보인다. 물갈이 대상이 영남권 다선의원이며 그중에서도 친박계가 많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9일 오후 국회에서 쇄신안에 관한 첫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주장을 모두 듣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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