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대학생 A씨는 급전이 필요해 대부업체의 대학생 전용대출을 찾았다. 그러나 전에도 한 번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렸다가 부모님께 확인전화가 가는 바람에 혼쭐이 났던 기억이 있어 대부업체를 찾기가 꺼려졌다.


요즘 대학생 대출은 부모 동의 없이는 안된다는 뉴스도 기억났다. 고민하다 인터넷 포털에 들어가 '대학생 대출'로 검색해 보니 부모 동의는 물론 부모의 신용도 묻지 않는다는 대출업체가 넘쳐났다.

심지어 '부모가 신용불량인 경우도 가능하다'는 곳도 있었다. 유명 대형 저축은행의 정식 수탁기관으로 등록된 곳도 적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가 부모 확인 없이 대학생들에게 대출을 해 주는 것을 막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인터넷 공간에서는 대학생에 대한 '묻지마 대출'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에 정식으로 등록된 대부중개 사이트에서 부모 확인을 거치지 않거나 부모의 신용과 무관하게 대학생 대출을 해 주겠다고 광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는 연 18%~38% 사이로 대부업체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대학생들은 성인이므로 원칙적으로 부모 동의 없이 대출이 가능하다"며 "다만 부모의 보증은 받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대학생에게 부모 동의 없이 이 같은 고금리 대출을 알선하거나 취급하는 것은 사실상 대학생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대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가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 사실을 확인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금감원 역시 협회를 통해 저축은행 및 대부업체들에게 부모의 전화상 동의나 보증 없이는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알리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의 검사 영역 밖에 있는 대출중개 사이트의 경우 이 같은 권고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 금감원은 1만4000여개에 달하는 대부업체를 일일이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현실적인 한계를 하소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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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앞으로 이 같은 대출중개 사이트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들도 금융회사인 만큼, 부모 동의나 신용 없이 대출을 해 주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광고 문구가 절박한 처지에 놓은 대학생을 현혹할 수 있으니, 부모 보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명시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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