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다른 금융협회장, 임기만료 같은 까닭
발단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영삼 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1993년 당시 정권은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상호신용금고연합회 등 금융관련 7개 단체장에게 일괄 사표를 받았다.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3~6공 낙하산 인사를 청산하겠다는 계산에서였다.
김영삼 정부는 취임 이후 정부산하 기관 및 단체장들의 물갈이를 미루다가 이때 한꺼번에 청산(?)했다. 정춘택 은행협합회장은 증권감독원장과 은행감독원장을, 정소영 생보협회장은 농수산부장관을, 박봉환 손보협회장은 동자부장관을 지냈다.
모두 그해 10월에 그만뒀고 새 회장 취임은 이후 1개월 안팎으로 엇비슷했다. 이후 은행연합회에서는 다음달 24일 임기만료를 앞둔 신동규 회장에 이르기까지 역대 회장들이 중도 퇴임없이 3년 임기를 모두 마쳤다. 12월8일까지가 임기인 생보협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보니 최근 이들 단체장 하마평은 함께 오르내린다.
손보협회 임직원과 노조는 국회의원 출신인 당시 오상현 회장의 학력위조와 독선적 협회 운영, 코리안리 사장직으로 가기 위한 로비 활동 등을 문제 삼아 회장 퇴진운동을 벌였다. 오 회장은 취임 1년 8개월 만에 물러났고 그해 8월에 안공혁씨가 신임 회장에 취임했다. 안 전 회장은 재무부 차관보와 보험감독원장,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을 지낸 인사다.
이 때문에 3년 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과 생보협회장의 하마평은 같은 시기에 나온다. 올해의 경우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취임 두달 만에 중도하차하면서 어떤 인물이 신임 사장에 낙점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려있다.
최근 이런저런 하마평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하마평을 보면 인물은 매번 바뀌지만 역시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18년이 지나도 낙하산에 대한 유혹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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