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은 변신중'.. 리모델링업체들 수주 전쟁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신림동 일대에 고시원을 원룸, 오피스텔로 개조하는 리모델링 공사가 잇따르며 지역 업체들이 공사 수주에 혈전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시원이 가장 밀집된 곳임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관련 업계의 현실을 축약해서 보여주는 지역인 셈이다.
외무고시와 사법시험 등 국가시험이 순차적으로 폐지됨에 따라 고시생이 몰렸던 신림동 일대의 고시원들도 몇년전부터 변신을 준비중이다. 주로 고시원의 1평 남짓한 방을 터서 원룸형 주택으로 개조하는 경우가 많다. 리모델링 열풍은 전통적인 고시촌인 신림 9동은 물론 서울대입구역과 봉천역을 포함한 지역일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환호성을 지르는 건 역시 지역의 리모델링 업체들이다. 현재 리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토박이 업체들은 20여개에 달하며 개인 사업자를 포함하면 수가 더 늘어난다.
공사후 의뢰인의 평가가 좋은 시공업체는 입소문을 타고 문의가 잇따른다. 지역내 리모델링 전문업체인 S인테리어는 이미 내년 봄까지 계약이 완료됐다. 리모델링 공사기간이 1개월 남짓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적어도 6건 이상의 수주를 올린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리모델링 업체들은 각자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기도 한다. 여성전용 원룸 시공 전문업체나 이웃간 소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음벽 시공 전문 업체들이 등장했다.
업체간 경쟁으로 수익률을 낮추는 등 제살깎기식 수주도 이뤄진다. 신림동에서 15년 이상 리모델링 사업을 해왔다는 한 업자는 "당초 계획상 20%의 순익을 목표로 시공하나 실제로는 수익률이 10% 미만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의뢰인과의 협상에 서툰 신생업체의 경우 마이너스 수익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은 330㎡(100평)당 2억5000만~3억원 가량의 공사 비용이 들어가는데 수주를 위해 공사 단가를 낮추다 보니 수익률 올리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리모델링은 새로 건물을 짓는 것과는 달리 시공중 '의외의 변수'가 많이 생긴다. 철거과정에서 구조물 보강이 필요해 자재가 더 들어갈 수도 있고 계획했던 자재보다 돈이 더 들어가는 자재로 바꿔야 할 때도 있다.
자재값이 더 들어가도 의뢰인이 "원래 예산대로 해주기로 약속했지 않나"라고 주장한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사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부실시공이 빚어질 가능성도 생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연 도태돼 사업을 접거나 일시 보류하는 업체도 나왔다. 올 상반기 신림동에서 원룸 신축, 리모델링 사업을 시도했던 한 욕실인테리어 업체는 최근 내부사정을 이유로 사업진행을 보류중이다.
베스트하우스의 고종옥 대표는 "단순하게 물리적인 리모델링 공사만 하는 것으로는 경쟁력 확보를 할 수 없다"며 "입주자의 편의나 감수성을 고려한 차별적인 콘텐츠를 갖춘 시공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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